[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블록체인업계의 유력 기업들이 사업 재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리스크와 비용을 발생시키는 돈 안 되는 사업을 접고 주력 사업에 집중하며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 전문기업 코인플러그가 운영하는 씨피닥스(CPDAX)는 최근 이더리움 거래 지원을 종료했다. 이더리움은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다. 코인플러그는 "거래소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비용 대비 리스크가 너무 큰 탓이다. 다만 거래소의 지갑 기능은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내 블록체인 최다 특허 보유 기업인 코인플러그는 향후 DID 사업에 매진한다. 부산 블록체인 특구의 1차 사업자인 코인플러그는 부산시와 협업해 DID 서비스를 론칭 예정이며, 해외서는 유엔난민기구 프로젝트 일환으로 말레이시아 로힝야 난민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 난민ID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1호 ICO(암호화폐공개) 프로젝트로 초기 200억원가량의 투자금을 모은 보스아고라는 브랜드 리뉴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보스아고라에 따르면 기존 보스코인 개발 프로젝트인 블록체인OS와의 계약 관계는 해지됐고, 에어드롭을 거쳐 보아코인으로 전환을 마쳤다고 한다. 보스아고라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대형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테스트넷 론칭이 예정돼 있다"며 "내년에는 메인넷 론칭이 목표"라고 말했다. 보스아고라는 탈중앙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기업, 기관에서의 민주적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30대 연쇄창업가인 표철민 대표가 이끄는 체인파트너스는 블록체인 사업을 접고 디파이 쪽으로 집중한다. 체인파트너스는 지난해 암흑기를 거치면서 120여명의 직원이 20여명으로 줄었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암호화폐 환전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이미 미국에서 암호화폐 취급을 신고하고 비은행 자금사업자 지위를 획득하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미국 은행 계좌로 달러로 거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회사는 개인과 장외거래(OTC)를 연계한 디지털자산 거래 플랫폼인 체인저아이오(Chainger.io) 플랫폼을 적극 알리고 있다. 체인파트너스는 국내서 약 10억원을 목표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 중이다.
한편 이외에도 블록체인업계에서는 수익성이 없는 사업이 정리되고 있다. VOD(주문형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업체인 왓챠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콘텐츠프로토콜 사업을 접었고, 두나무 자회사 루트원소프트는 암호화폐 지갑서비스 '비트베리' 사업을 중단했다.
향후에도 블록체인업계의 사업 정리 수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ICO가 사라진 상황에서 자생할 수 있는 프로덕트와 서비스를 선보여야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프로젝트마다 지속가능한 사업 중심으로 사업 재편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플러그는 난민ID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코인플러그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