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고발 사건을 배당하는 등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서울시에서 신천지 관계자들을 고발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코로나19 대응TF' 사건대응팀장인 이창수 형사2부(식품의료범죄전담부) 부장검사에게 배당했다고 2일 밝혔다.
사건대응팀은 △역학조사 거부 행위 △입원 또는 격리 등 조치 거부 행위 △관공서 상대 감염 사실 등 허위 신고 행위 △가짜뉴스 유포 행위 △집회 관련 불법 행위 등 5대 중점 수사 처벌 대상 유형을 선정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고발 사건 배당은 지난 1일 오후 8시쯤 서울시가 고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조처다. 앞서 서울시는 1일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12개 지파장에 대해 살인죄, 상해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시는 "2월18일 31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신천지 관련 확진자 비율은 전체의 절반을 넘는 상황이고,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다른 지역 신도들로 인한 감염도 상당수 확인됐다"며 "그런데도 피고발인들은 신도들이 코로나19 전파 방지를 위해 방역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하는 어떠한 조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의 수사 일정이나 계획은 배당 이후 해당 부서에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의 직접 수사, 수원지검으로의 이송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지난달 27일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이만희 총회장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신천지 본부 소재지 등을 고려해 같은 날 수원지검에 보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76명 추가돼 총 3526명으로 늘어난 지난 1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앞에서 육군 제2작전사령부 소속 19화생방대대 장병들로 구성된 육군 현장지원팀이 방역 작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지난달 28일 보건 당국 등의 역학조사에 대한 의도적, 조직적 거부·방해·회피 등 불법 사례가 발생하면 관계기관의 고발 또는 수사의뢰가 없더라도 경찰, 보건 당국, 지방자치단체 등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압수수색을 비롯한 즉각적인 강제수사에 착수하고, 감염병예방법,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관련 법률에 따라 구속수사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하도록 대검에 지시했다.
윤 총장은 같은 날 일선 청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단행할 때 반드시 대검과 사전 협의하도록 지시했다. 여기에는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 당국의 '관련 명단을 확보했으므로 당장 강제수사를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방역 당국과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미래통합당에서 새누리당 당명과 관련해 이 총회장을 고발한 사건을 형사1부(부장 정진웅)에 배당했다.
미래통합당 박성중 미디어특별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새누리당 당명을 지어줬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미래통합당은 새누리당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해 명예훼손에 대한 문제가 똑같이 연결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관련 내용을 유포하는 사람도 공직선거법에 의해 고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 남구·서구 기독교 교단협의회가 2일 광주시의회 정문 앞에서 신천지 해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최병호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