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코로나19 사태로 엄중해진 경제 상황을 언급하고 "내일 임시 국무회의를 거쳐 추경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며 "긴급하고도 과감한 재정 투입이 시급하다"면서 국회에 추경안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그야말로 비상경제시국으로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전력으로 대응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는 코로나19 대응 확대 중수본 회의로 진행돼, 서울(문 대통령), 대구(정세균 국무총리), 세종(국무위원)과 전국 시도지사가 화상을 통해 대책을 논의했다.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처리된 '코로나 3법' 공포안도 의결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추경까지 포함한 종합 지원 대책에 30조 원 이상의 직간접 재원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소상공인, 저임금 노동자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고, 위축된 내수 소비 진작을 위해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했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러스연구소와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선별진료소와 음압병상 확충 등 감염병 대응 체제를 강화하는 예산도 반영했다"면서 "예비비와 기존 예산을 모두 활용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부족한 재원을 추경으로 뒷받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성패는 속도에 달렸다"면서 "여야 모두 신속한 추경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신속히 논의해 처리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서서 국민 안전과 경제 활력을 위해 대승적으로 논의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정부 각 부처에 추경의 신속한 집행과 함께 방역과 경제에 대한 비상대응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중대본의 컨트롤 타워 역할에 더해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때까지 정부의 모든 조직을 '24시간 긴급 상황실 체제'로 전환해 가동해 주기 바란다"면서 "모든 부처 장관들이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방역과 민생 경제의 중심에 서 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마스크를 신속하고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불편을 끼치고 있는 점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 대통령은 "확진자가 폭증하고 지역 감염의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늘어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수입도 여의치 않은 그런 현실적인 어려움이 분명히 있지만 오랫동안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식약처를 중심으로 관련 부처들이 긴밀히 협력해서 빠른 시일 내 해결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충분한 생산, 공평한 보급, 효율적인 사용 등을 강조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생산 물량을 빠르게 늘리지 못하면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면서 "생산 업체들이 물량을 늘릴 수 있도록 원재료 추가 확보 등 최대한 지원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아울러 "나중 마스크 수요가 줄어드는 경우에도 정부가 일정 기간 남는 물량을 구입해 전략물자로 비축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 생산 업체들이 안심하고 생산 확대에 나설 수 있도록 독려해 달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공적 공급 체제로 나선 이상 공급에 여유가 생길 때까지 최대한 합리적이고 공평한 보급 방안을 강구해 주길 바란다"면서 "공급이 부족하면 그 부족함도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수요만큼 충분이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현실을 그대로 알리고 효율적인 마스크 사용 방법 등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노력도 병행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코로나19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온 국민이 힘을 모으는 길밖에 없다"면서 "우리의 방역 체계는 뛰어나고, 방역 전선에서 땀 흘리는 의료진들이 있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봉사와 응원이 줄을 잇고 있다.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지금은 국가적 차원에서 사태 해결에 전념할 때다. 불안과 분열을 증폭시키는 일을 자제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상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이는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가짜뉴스를 기반으로 정부 흔들기에 집중하는 일부 정치세력과 언론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