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추경)신속한 재정 투입으로 탈출구 모색…'경제 비상시국' 돌파에 방점

재정건전성 우려 '속전속결' 불가피…전문가들 "효과 기대"

입력 : 2020-03-05 오전 6:23:16
[뉴스토마토 김하늬·백주아 기자] 정부가 '속전속결'로 역대 4번째 큰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한데는 그만큼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상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분기에 추경이 편성된 사례가 3차례에 그칠 정도로 이번 추경은 '속도전''재정'을 통해 코로나19'방파제'역할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103000억원의 적자국채가 발행되면서 나라살림 적자비율이 외환위기 후 최대로 올라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지만, '경제 비상시국'을 돌파해 나가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경기 하방위험'을 막기 위해 가용수단을 총동원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라는 점을 중요하게 판단한 셈이다.
 
  
4일 정부가 발표한 117000억원 규모의 추경은 역대 4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감염병 대응 추경으로는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추경규모가 116000억원과 유사하지만 당시에는 세입경정 54000억원, 세출추경 62000억원이었다. 하지만 이번 세출추경은 85000억원에 달한다.
 
추경과 함께 앞서 정부가 발표한 종합지원대책 20조원을 더하면 코로나19 극복에 투입되는 재정·금융지원 규모는 총 316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재정지원 규모는 158000억원가량으로 절반이다. 또 정부는 재정조기집행률을 역대 최고인 62%로 끌어올려 재정이 경기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방역긴장과 총력대응에 정부로서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이번 추경은 한은 잉여금 7000억원과 기금여유자금 7000억원을 먼저 활용한 후, 103000억원은 적자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충당키로 했다. 이에 대표적인 재정 건전성 지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적자 비율이 4%를 넘어서고, 국가채무비율은 41.2%에 이르게 된다. 이같은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은 외환위기 후폭풍이 거셌던 1998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정부는 급속도로 악화하는 경기를 방어하기 위해 대규모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대책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일시적으로 재정적자가 늘지만 재정역할이 현재 더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대신 재정 건전성도 매우 중요한 만큼 긴밀하게 모니터링하며 건전성을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정이 관리되도록 하고,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재정건전성 우려보다 현 상황 극복을 위한 재정확대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경이 필요한 상황이 맞고, 특별히 어려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부분, 전반적 경기활성화 내용이 잘 들어가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전반에 코로나19 여파가 나타나는 만큼 더많은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추경안에 담긴 내용이 긴급하게 쓰여질 만한 것이어서 괜찮다""다만 위기 규모나 사태의 심각성에 비해 추경 규모는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재정건전성 우려에 대해서는 "경제 정책중 부작용이 없는 정책은 없어 결국 순이득이 큰쪽을 선택해야 한다""우리나라 재정건전성은 정말 양호한 수준인 만큼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하늬·백주아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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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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