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더블 C(Corona-China)의 공포'와 '글로벌 가치사슬(GVC)의 약화'가 국내 수출경기를 어둡게 만드는 주요인으로 꼽혔다. 모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파다.
8일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 국내 수출의 주요 이슈'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중국경기 둔화와 갈수록 심화되는 글로벌 가치사슬 약화 등이 국내 수출의 주요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중국 내 생산 차질과 소비심리 악화로 중국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중국 성장률을 기존 5.7%에서 4.9%로 0.8%포인트 낮게 전망했다. 다수의 글로벌 금융기관(IB)에서도 올해 초 전망보다 0.2~1.2%포인트 하향 조정하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수출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총수출 중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0년 10.7%에서 지난해 25.1%까지 상승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 시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0.48~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액 기준 1억5000만~2억5000만달러 규모다.
또 중국의 산업 고도화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흐름 속에 약화된 글로벌 가치사슬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 세계 중간재 수출 비중은 2011년 57.8%에서 2018년 55.1%로 감소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의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이 더 축소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가간 생산 분업에 적극 참여했던 한국으로서는 수출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하는 요소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타결과 미·EU 무역분쟁 확산 가능성도 수출경기의 불확실성을 높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중간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대미국 수입 확대에 합의하면서 국내 제조부문의 수출 감소가 우려됐다. 한국 제조부문은 중국시장에서 미국과 수출 경합도가 높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반도체 수출의 플러스 전환으로 반도체 업황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있고, 비교적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아세안과의 교역도 확대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이런 요인들도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하방압력을 상쇄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수출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코로나19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