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전 세계로 퍼져가면서 글로벌 음악 페스티벌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에서는 SXSW가 취소되고 코첼라, 울트라뮤직 등의 페스티벌이 연기 결정을 내렸다. 영국에서는 글래스톤베리에 미칠 전망도 부상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의 세계적인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코첼라 페스티벌)'은 기존 4월에서 10월로 연기됐다. 미국에서 대형 음악 페스티벌이 질병 때문에 개최되지 못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코첼라 페스티벌 측은 4월10∼12일, 17∼19일 열릴 예정이던 행사를 10월9∼11일, 16∼18일로 연기한다고 11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페스티벌 측은 관할 지역인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카운티와 지역 보건당국의 명령에 따라 연기하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관객들과 스태프, 지역사회의 안전과 건강을 매우 심각하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예매한 4월 페스티벌 티켓은 10월 행사에서도 유효하며 환불 절차는 이후 공지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코첼라 페스티벌 관객들. 사진/AP, 뉴시스
앞서 '코첼라 위기론'은 세계 음악계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미국 음악전문잡지 롤링스톤스는 지난 4일 '코로나바이러스로 코첼라 뮤직페스티벌이 취소될까?'란 제목의 기사에서 "LA에서만 소형 음악 축제 6개가 연달아 취소됐다"는 현장 소개와 함께 코첼라 위기론을 보도했다.
잡지는 2016년 지카 바이러스로 콜롬비아 룰라팔루자 행사가 취소된 사례를 꺼내며 "지금까지 미국에서 대형 음악 페스티벌이 위기에 직면한 사례는 없었다. 청중 없는 코첼라를 상상하기 힘든 것은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코첼라 페스티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의 사막 지대 코첼라 밸리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중 하나다. 연 인원 25만여명이 참석한다. 뮤지션들에게는 ‘꿈의 무대’로 불린다. 매해 록, 힙합, 일렉트로닉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전세계 쟁쟁한 뮤지션들이 오른다.
올해 코첼라 뮤직페스티벌에는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프랭크 오션, 트레비스 스콧, 톰 요크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간판 출연진으로 이름을 올렸다.
라디오헤드 톰 요크. 사진/뉴시스, AP
국내에서는 지난해 블랙핑크, 잠비나이, 혁오가 이 무대에 올랐다. 올해 한국에서는 그룹 빅뱅, 에픽하이부터 페기 구, 예지 등 한국계 DJ·프로듀서까지 공식 초청 받았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세계적인 대형 음악 축제와 공연이 잇따라 취소·연기되는 분위기다.
대형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축제인 마이애미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은 내년으로 연기됐다. 이달 계획된 북미 최대 규모 콘텐츠 축제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South by Southwest) 2020'도 올해는 열리지 않게 됐다.
영국에서는 세계적인 록 음악 축제 글래스톤베리 위기론도 나온다. 이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코로나19 여파로 글래스톤베리 같은 대형 축제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애드리안 콤브스 글래스톤베리 이벤트 오퍼레이션 장은 "올해 페스티벌을 3달 가량 미룰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며 "코로나의 상황을 계속 주시하면서 계획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이 행사에는 폴 매카트니와 테일러 스위프트, 다이아나 로스, 에어로스미스가 참석을 확정했다.
비틀스 폴 매카트니. 사진/뉴시스, AP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