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대기업들이 찍어내듯 만들어내는 국내 맥주시장에서 ‘사이더(Cider)’라는 우수한 제품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국내 사과를 활용한 양질의 애플사이더를 양조해 소비자들에게 애플사이더의 맛과 멋을 전파하고, 저희 사이더 한잔으로 소비자들이 춤을 출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내에서 ‘사이다’는 레몬향이 들어간 탄산음료로 널리 알려져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대부분 사과나 배를 활용한 발효주를 떠올린다. 이 둘을 구분하기 위해 이대로 댄싱사이더 대표(사진)는 사과나 배로 만든 것을 ‘사이더’라 명명하고, 국내에 널리 알리고자 지난 2018년 9월 양조 스타트업 댄싱사이더를 설립했다.
이대로 대표와 구성모 이사가 공동 창업한 댄싱사이더는 충청북도 충주시 중앙탑면에 위치한다. 이 대표는 서울과의 접근성이 높으면서 사과가 유명한 지역을 찾다 당도 높고 과육이 단단한 사과가 나기로 유명한 충주에 자리잡게 됐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이 대표는 군대를 제대한 후 미국에서 사이더를 처음 접했다. 이 대표는 “당시 미국에서 대학 동기들이 사이더 사업을 하고 있었다”며 “마셔보니 맛이 아주 좋았는데, 한국에는 미국에서 맛본 애플사이더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곳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미국에선 애플사이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며 “‘맛있는 사과가 나는 한국에 왜 애플사이더가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우수한 품질의 애플사이더를 대한민국에 알리기 위해 창업을 했다”고 창업계기를 밝혔다.
더그린치. 사진/댄싱사이더
이 대표는 스타트업 설립 초기 미국에서 사이더 사업을 하는 친구들에게 상업용 양조기술을 전수 받고,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꾸렸다.
댄싱사이더에서 현재 생산하고 있는 사이더는 △댄싱파파 △스윗마마 △더그린치 △요새로제 등 4가지 애플사이더 제품이다. 댄싱파파는 다소 도수가 높은 드라이 애플사이더이고, 스윗마마는 사과즙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오리지널 애플사이더다. 더그린치는 청사과를 활용해 깔끔하고 청량한 드라이 사이더이며, 요새로제는 오미자와 라즈베리, 사과를 조합한 프리미엄 애플사이더다.
댄싱사이더는 현재 100여곳의 거래처에 애플사이더를 납품하고 있으며, 지역특산주로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양조장 증설을 통해 캐파(생산능력)도 3.5배가량 늘렸다. 현재 댄싱사이더의 애플사이더 연간 생산량은 45만ℓ 수준으로 500㎖병 기준 90만병 이상의 애플사이더를 만들 수 있다.
이대로 댄싱사이더 대표와 직원들이 양조장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댄싱사이더
이 대표는 댄싱사이더만의 경쟁력으로 맛(기술력), 독창성(다양성), 도전정신(열정) 등 세가지를 꼽았다. 이 대표는 “세가지는 크래프트 문화의 본질이자 정체성이기도 하다”며 “시작 단계서부터 손수 시공, 인테리어, 기계설치, 양조, 레시피 개발 등을 해왔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질문과 시행착오를 통해 크래프트라는 것이 무엇인지 매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댄싱사이더의 우수한 품질에는 국내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사과가 당도 높은 부사라는 점도 작용했다. 이 대표는 “댄싱사이더는 국내 사과만을 사용해서 맛을 내고 있는데, 해외에는 당도가 높은 부사가 많지 않다”며 “해외에선 디저트애플만을 이용한 사이더를 ‘럭셔리 라인’으로 취급하는데, 한국에서 유통되는 사과는 대부분이 부사라 럭셔리 라인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술개발(R&D)과 지속적인 마케팅을 통해 국내 애플사이더 시장을 키우고 향후 시장을 선도하는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대로 댄싱사이더 대표는 “이달 미국에서 전문 양조사가 새로 오는데, R&D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양조장도 증설한 만큼 올해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애플사이더를 접할 수 있도록 마케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0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기업에서 만든 라거맥주만을 마셨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크래프트 맥주를 즐기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사이더를 즐길 수 있도록 시장을 이끌어 가는 리더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전했다.
댄싱사이더 양조장 전경. 사진/댄싱사이더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