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4·15 총선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격전지가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경기도는 이번 총선에서 여야 간 가장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전체 253개 지역구 의석 중 경기도는 60개 의석으로, 전체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제 1당 지위를 노리는 여야가 경기에서 혈전을 준비하는 이유다. 총선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가 경기도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야 모두 경기 지역에서 최적의 후보를 내세운 가운데 현역 의원 간, 청와대 출신 대 현역 의원과 각 당의 영입 인재 간 대결이 이뤄지는 등 경쟁 구도를 완성하면서 총선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지역으로 꼽히는 안양 동안을은 현역 의원 3명이 맞붙는 곳으로 관심이 쏠린다. 남양주병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2차 조국 대전'이 펼쳐질 곳으로 주목 받고 있다. 여야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경기도 선거구 중 격전지로 떠오른 곳을 살펴봤다.
(왼쪽)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민주당 이재정 의원·정의당 추혜선 의원. 사진/ 뉴시스
◆ 안양 동안을, 5선 심재철에 현역 비례 이재정·추혜선 도전장
경기 지역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안양 동안구을은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 정의당 추혜선 의원 등 현역 국회의원 3인방의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심 원내대표는 이 지역구에서 20년간 텃밭을 다져왔다. 과거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등을 거친 '5선' 중진 의원이다. 20대 국회 막판에는 원내대표직에 올랐다.
민주당에선 비례대표 출신의 초선 이재정 의원이 대항마로 나섰다. 이 의원은 앞서 이정국 전 지역위원장과의 당 내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으로 20대 비례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당 원내대변인, 문재인 선대위 대변인, 당 대변인 등을 역임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여기에 정의당 추혜선 의원도 출사표를 던지면서 선거 승리를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이 지역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한국당과 민주당 후보 간 격차는 박빙이었다. 정의당도 20% 가까이 득표하며 선전한 곳이기 때문에 승부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 3파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왼쪽)김용민 변호사·통합당 주광덕 의원. 사진/ 뉴시스
◆ 남양주병, '2차 조국 대전' 김용민 vs 주광덕
남양주병은 '조국 사태' 당시 각종 의혹을 폭로한 통합당 주광덕 의원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김용민 변호사가 맞붙어 제 2의 '조국 대전'이 벌어지는 형국이다.
통합당은 지난해 조 전 장관 저격수로 활동한 주 의원을 일찌감치 이 지역 후보로 단수 공천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도 조 전 장관과 관련 있는 인물로 전략 공천에 나섰다.
이번 총선에서 남양주병은 인물 대결만이 아닌, 검찰 개혁을 둘러싼 '보수 대 진보'의 대리전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왼쪽)이탄희 전 판사·김범수 전 세이브NK 대표. 사진/ 뉴시스·김범수 전 대표 페이스북
◆ '표창원 불출마' 용인정, '법조인' 이탄희 vs '기업인' 김범수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표창원 의원의 지역구인 용인정에서는 '사법부 블랙 리스트' 등 사법 농단 의혹을 폭로한 이탄희 전 판사가 나서고, 통합당에서는 대북 인권 운동가인 김범수 전 세이브NK 대표가 맞붙는다. 젊은 정치 신인과 법조인 대 기업인 구도 대결로 용인정을 격전지로 급부상시켰다.
이 지역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신설된 선거구로 첫 선거에선 표 의원이 과반이 넘는 51.4%의 득표를 얻어 당선,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도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용인정 표심이 작지 않은 변화가 예측된다.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됐던 죽전 2동이 용인을 지역으로 빠지고, 보수 성향으로 분류 됐던 상현 2동이 용인정으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이 전 판사는 정부의 사법 개혁과 검찰 개혁을 상징하는 인물로 지난 1월 인재 영입 10호로 민주당에 입당했다. 표 의원이 지난해 10월 불출마를 결정하며 후임으로 이 전 판사를 강력히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판사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고, 김 전 대표는 '용인의 가치를 키우겠다'는 슬로건으로 주요 사업을 내세우며 지역구를 공략하고 있다.
(왼쪽)민주당 윤후덕 의원·통합당 신보라 의원. 사진/ 뉴시스
◆ 파주갑, '3선 도전' 윤후덕 vs '전략 공천' 신보라…현역 대결
파주갑은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윤후덕 의원과 재선에 도전하는 통합당 신보라 의원(비례)의 현역 대결이다. 신 의원은 당초 인천 미추홀갑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당 공관위는 신 의원을 파주갑에 전략 배치했다.
파주갑 선거는 인근에 조성될 고양 창릉 신도시를 향한 지역 여론이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5월 고양 창릉 지구에 3기 신도시를 지을 것이라고 발표, 이 지역에서는 창릉 신도시 조성을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두 사람은 창릉 신도시 관련 파주 지역의 부정적 여론에 파고 들어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19·20대 총선에서는 윤 의원이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10%p 이상으로 여유롭게 승리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30대 신 의원의 젊은 패기가 윤 의원을 누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왼쪽)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 이사·통합당 김현아 의원. 사진/ 뉴시스
◆ 고양시정, 김현미 장관 불출마로 여야 모두 전략 공천
고양시정은 3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불출마 함에 따라 민주당은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 이사를 전략 공천했고, 통합당은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아 의원(비례)을 투입했다.
고양시정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격전지로, 이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 지역구는 원래 보수색 짙은 곳이였으나 1992년 신도시 계획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투표 성향이 급격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김 장관이 19·20대 총선에서 잇따라 당선, 진보 벨트를 구축했다.
지난해 정부의 고양 창릉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주민들의 반대 운동이 가장 뜨겁게 일어난 지역으로 부동산 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이 문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심판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왼쪽)윤영찬 청와대 전 국민소통수석·통합당 신상진 의원. 사진/ 뉴시스
◆ 성남 중원구, '청와대 출신' 윤영찬 vs '4선' 신상진
현역 의원과 당 전략 영입 인재 대결 구도가 성사된 성남 중원은 민주당 윤영찬 청와대 전 국민소통수석과 통합당 4선 현역인 신상진 의원이 맞붙는다.
윤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 첫 국민소통수석을 역임, 경기 지역에서 통합당이 비교적 강세를 보이는 이 곳에 도전했다. 신 의원은 대한의사협회장 출신으로 지역에서 4선을 한 현역 중진 의원이다. 통합당 신정치개혁특별위원장직을 맡고 있으며 단수 공천됐다.
보수 벨트인 분당구와 진보 벨트인 수정구 사이에 위치한 중원구는 분당에 비해 낙후된 지역 발전에 고심하면서 선거철마다 지역 발전 공약 등이 주류를 이룬 곳이다. 이번 선거에 윤 전 수석이 출마하면서 정권 심판론까지 더해지고 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