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정부가 소상공인 대책을 내놨다고 하는데 막상 대출을 신청해보면 신용등급 때문에 대출이 안 된다. 소진공에서 지원해주는 정책자금을 신청했는데, 지역신보에서 신용등급 상 보증서가 거절됐다.”
이석민 대원자동차공업사 대표는 12일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진행된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연합회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이 과장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12일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개최된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연합회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생계비 지원 등 추가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이 대표는 “월 평균 1800만원 수준이던 매출이 코로나19 이후 400만원도 안된다”며 “자재값 임대료 등 고정비가 500만원 정도 되는데, 지금은 임대료도 내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긴급경영안정자금을 두 번 신청하고 부동산담보대출까지 3차례에 걸쳐 대출신청을 했지만 모두 거절 당했다”며 “정부의 소상공인들에 대한 혜택은 부풀려있을 뿐 실질적으로 소상공인들한테 와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최근 코로나19로 피해를 입고 있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위해 긴급 예산을 편성했지만 낮은 신용도로 실제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소공연은 이 같이 코로나19 피해에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소상공인들이 늘어나자 소상공인들이 실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임용 소공연 회장 직무대행은 “정부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지만 기존대출이 많고, 신용등급이 낮은 수많은 소상공인들이 절망하고 있다”며 “이제는 대출보단 직접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임용 직무대행은 구체적으로 △소상공인 긴급 구호 생계비 지원 △부가세 인하 등 특단의 세제 감면 △기존 대출부담 완화를 위한 방안 수립 △5인 미만 소상공인 고용유지 지원 △위생·방역 기기 구매 지원 등 5가지 대책을 요구했다.
긴급 구호 생계비는 대구·경북 지역 소상공인들은 월 200만원, 기타지역의 소상공인들에게는 월 150만원 씩 3개월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김 대행은 “화성시에서는 소상공인에게 200만원을 긴급 지원하는 대책을 마련했다”며 “전국적으로 1개월에 약 4조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대출 계획이 수조원 규모에 달하는 만큼, 생계비 지원 예산 수립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세금 감면과 관련해 김 대행은 “현행 10%인 부가세를 한시적으로 5%로 인하해야 한다”며 “이 같은 방안이 도입된다면, 대기업 대비 가격 경쟁력도 제고하고, 상당한 경기 부양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소공연은 간이과세자 기준을 현행 48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상향할 것을 요구했으며, 소득세, 공과금, 4대 보험료 감면 등도 촉구했다.
기존 대출에 대해선 대출 이자 지원, 금리 인하, 만기 연장 등을 요구했으며, 상가밀집지역에는 방역 소독기와 공기청정기, 에어 샤워기 등 항 바이러스 기기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김임용 직무대행은 “코로나19 이후 유동인구가 전국적으로 70~80%가 줄은 것으로 추산되는데, 소상공인의 매출이 80% 줄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하며 “현재 11조7000억원의 예산안에 소상공인 긴급구호 생계비 12조원과 5가지 대책에 관련한 예산을 더해 30조원 이상의 ‘슈퍼 추경안’이 수립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