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아닌 황교안 대표를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하는 선대위 체제로 총선에 나서면서 중도층 공략을 위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통합당의 외연을 확장할 이렇다 할 '반전 카드'가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수도권과 중도층 표심을 이끌만한 유승민 의원의 총선 역할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 내부에선 황 대표 원톱 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황 대표가 종로에서 맞상대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게 밀리는 상황에서 전국 선거전까지 도맡아 지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전국 선거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지난달 9일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혜훈 의원은 YTN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선거는 중도의 마음을 누가 얻느냐가 승패를 좌우하는 것이다. 유승민 의원이 중도에서 지지를 받기 때문에 유 의원을 모시려고 미래통합당이 그 진통을 겪으면서도 통합했다"며 "그런데 유 의원이 선대위에 참여를 안 하면 통합의 시너지가 온전히 발휘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런 부분이 매우 애석하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대표도 유승민 의원 총선 역할론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유 의원에 대해 "아주 좋은 자원이라고 여러번 말씀드렸고, 그 마음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유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현재 미래통합당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유승민 카드'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여부가 관건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이제는 유승민 의원을 활용할 때다. 당대당으로 통합한 상황에서 통합 정신을 찾기 위해서는 유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우는 것이 맞다"며 "특히 수도권을 공략하는 데에는 황 대표 보다 유 의원이 훨씬 낫다. 황 대표로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로운보수당 당직자들의 '고용 승계'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이 유 의원의 중앙 정치 복귀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유 의원이 지난달 9일 총선 불출마 선언에서 '유일한 부탁'이라며 '새보수당 출신 당직자들의 고용승계'를 요구한 바 있다. 유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공식 일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사실상 40일 가까이 칩거 중이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