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엄지원은 데뷔 이후 쉼없이 달려왔다. 그렇기에 슬럼프 없이 달려왔을 것만 같은 배우다. 하지만 엄지원은 영화 ‘기묘한 가족’ 이후 슬럼프에 빠지고 말았다. 엄지원은 ‘방법’을 통해 큰 힘과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슬럼프에 빠진 엄지원이 다시 달릴 수 있게 해준 방법을 알려준 것이 ‘방법’인 셈이다.
배우 엄지원은 2002년 ‘황금마차’ 데뷔한 이후 꾸준히 연기를 해왔다. 그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왔다. 하지만 최근 엄지원은 슬럼프를 겪었다고 했다. 슬럼프에서 벗어나게 해준 작품이 ‘방법’이라고 했다
tvN 월화드라마 ‘방법’은 한자 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대 소녀와 정의감 넘치는 기자가 IT 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배우 엄지원은 ‘방법’에서 임진희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임진희는 중진일보 15년 차 사회부 기자로 불의라면 누구도 성역에 두지 않는 정의감 넘치는 열혈 기자다. 물불 가리지 않는 취재 방식에 데스크와 갈등을 일으키지만 다수의 특종을 터트린 이력으로 능력을 인정 받는 인물이다.
엄지원은 “현장에서 행복하기도 했고 캐릭터의 갈등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만큼 끝났다는 실감보다 아쉬움과 여운이 더 많이 남는다”고 드라마 종영 소감을 전했다. 엄지원은 현재 임진희라는 인물에게서 빨리 빠져나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그리고 많은 관심을 가져준 시청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방법’은 최고 시청률 7%를 돌파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엄지원은 드라마의 인기 요인에 대해 대본을 꼽았다. 그는 자신을 포함해 모든 배우, 제작진들이 대본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드라마가 다음 편을 궁금하게 하는 전개가 재미를 더했다고 했다. 엄지원은 “궁금증을 끝까지 놓치지 않아 한 호흡으로 쭉 읽어나갔다”고 ‘방법’이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은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엄지원은 ‘방법’이 대중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오컬트 장르라는 점에서 걱정을 하기도 했다. 엄지원은 “장르 특성상 시청자들이 좋아해 줄 지, 작품이 잘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돼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배우와 스태프들 한데 뭉쳐 자신들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고 서로를 다독였다고 했다. 엄지원은 “이런 저희의 마음과 노력을 시청자들이 알아주신 것 같다”고 거듭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방법' 엄지원. 사진/tvN
엄지원은 자신이 연기한 임진희를 연기함에 있어서 사회부 기자의 자문을 얻었다. 무엇보다 무언가를 파헤치고 집요하게 찾아가는 이성의 정점에 살고 있는 임진희가 이성이 아닌 비논리의 세계에 휩쓸리게 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을 했다.
정의감이 투철했던 임진희는 선배 김주환(최병모 분)과 부딪힌 후 방법을 백소진(정지소 분)에게 방법을 의뢰한다. 어찌 보면 임진희가 이성에서 비논리의 세계로 휩쓸리게 되는 출발점이다. 엄지원은 “김주환 부장과의 다툼 장면을 잘 표현해야 이후 상황이 설득력을 갖기 때문에 중요했다”고 밝혔다. 전작인 ‘봄이 오나 봄’에서 호흡을 맞춘 최병모였기에 서로의 에너지를 주고 받으며 장면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엄지원은 주환과 진희가 부딪히는 장면을 찍은 뒤 대본으로만 읽었을 때 이성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이후 진희의 감정을 잡아 나가는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김주환 부장을 방법한 뒤 진희는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특히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김필성(김인권 분)이 진종현(성동일 분) 측에 납치되자 방법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모습 탓에 진희는 이야기 초반 정의감 넘치는 모습에서 선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모습으로 변한다.
엄지원은 “사람 안에 선과 악이 존재한다. 때로 우리가 옳은 일이라고 판단한 일도 다른 이의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 아니기도 하다”며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 기자, 임진희라고 규정 지어진 이 인물이 위기의 상황을 맞이했을 때 그 안에 충돌하는 갈등과 정의로운 기자로 알려진 진희가 과연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모호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방법' 엄지원.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엄지원은 ‘방법’을 하기 전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2002년 ‘황금마차’로 데뷔한 그는 어느덧 18년이라는 시간을 쉼없이 달려왔다. 그는 “정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일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엄지원은 배우 생활 중반부의 문을 어떻게 열어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됐다. 이 고민이 엄지원을 슬럼프에 빠지게 만들었다. 엄지원은 “배우로서의 제 위치와 자리, 현실에 대한 고민도 컸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엄지원은 ‘방법’을 통해서 큰 힘과 위로를 받았다. 그는 “’페스티발’이란 작품을 함께 했던 프로듀서와 연락이 왔고 대본을 받았다”며 “배우는 언제나 러브콜을 받을 때 행복한데 같이 일했던 이들이 다시 불러 줄 때 감동과 감사가 크다”고 했다. 특히 연상호 감독이 첫 미팅에서 임진희 캐릭터를 엄지원을 놓고 썼다는 말에 큰 힘과 위로가 됐다고 밝혔다.
엄지원은 “진희가 어떤 성격을 지녔고 어떤 사람인지 해석하고 연기하는 것을 전적으로 맡겨 주셨다”며 “연상호 작가님이 대본을 쓸 때 ‘미씽: 사라진 여자’의 지선의 스틸 컷을 보고 썼다고 하셔서 이 분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방법’은 영화화,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엄지원은 “영화화를 준비중이라고 들어서 시즌2보다는 영화 촬영이 먼저 진행될 것 같다”며 “방법이라는 초현실적이고도 엄청난 사건을 겪은 진희의 캐릭터도 조금 더 풍성하고 다채롭게 표현될 것 같다”고 했다.
끝으로 엄지원은 “새로운 도전이었던 ‘방법’을 사랑해주신 만큼 다음에 보여드릴 작품도 많은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동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이자 배우로서 사회성이 있는 작품들을 꾸준히 해나가고 싶다고 한 그다. 엄지원은 ‘방법’을 통해서 슬럼프에 빠지게 한 배우로서의 제 위치와 자리, 현실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냈다.
'방법' 엄지원.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