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만 쓰는 '신속진단키트'…국내는 왜?

면역진단 정확도 낮아 사용 불승인…업계 "상호보완 가능"

입력 : 2020-03-23 오전 11:28:14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분자진단과 면역진단 방식으로 나뉘는데 상대적 보급형인 면역진단에 대한 정확도 문제가 제기된다. 국내에선 허가 자체가 나지 않았고 해외 수출만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확도도 중요하지만 전염병의 급속확산을 막기 위해 분자진단과 함께 면역진단도 허용해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정석으로 알려진 분자진단 방식 외 면역진단을 활용한 신속진단키트 기업들의 점유율도 커지고 있다. 면역진단은 국내 사용승인을 얻지 못했지만, 시장이 더 큰 해외 시장 공급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고 있다. 수젠텍, 피씨엘, sd바이오센서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해외에선 일부 선진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국내처럼 분자진단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아 면역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분자진단 방식의 진단키트에 한해 긴급사용승인 허가를 내주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받은 4개 제품 모두 분자진단 방식이다. 분자진단방식은 전문가와 진단을 위한 고가 시설이 필요하고 결과 도출에 몇시간이 소요되지만, 그만큼 정확도(약 95%)가 높다.
 
면역진단 키트 업체들은 분자진단 방식에 한해 허가를 내주고 있는데 대해 불만을 표출한다. 일부 업체들은 자사 제품의 정확도가 분자진단 방식과 유사하다고 홍보하고 나섰다. 진단검사의학회는 현재 면역진단방식의 정확도를 50~7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두 방식의 정확도 우위 경쟁보단 상호 보완을 통한 방역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분자진단 방식이 정확도는 높지만 채취 및 RNA바이러스 정제라는 이슈가 존재하고, 면역진단 방식은 검사법이 간단해 자가검사도 가능한 수준이지만 임상의의 다른 임상적 증세와 결과 판독을 함께 진행해야 하므로 보완이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이들은 중국과 미국의 경우만 두 방식 모두 긴급사용승인제도 범위에 넣어둔 사례를 제시한다.
 
한국바이오협회 산하 체외진단협의회는 "분자진단과 면역진단은 서로 경쟁관계는 아니고 보완해야하는 검사법으로 보완을 통해서 전체 방역의 정확도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상호 장단점이 명확해 전체 임상현장에서의 적절한 사용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해당 논란은 진단방식에 따른 차이라기보다는 일부 기업들의 과도한 홍보 행태에서 불거져 나온 만큼, 국산 키트 전반에 걸친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이를 관리감독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원주 특허청장이 지난 19일 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기업을 방문, 기업의 지식재산 관련 애로사항 청취하고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특허청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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