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레이블 코로나19로 직격탄…취소·연기 손해액 36억원

"라이브 위주 레이블 연 매출 80~90% 감소 예상…6~7월 공연 티켓오픈 진행 안돼"

입력 : 2020-03-25 오후 5:57:48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이 잇달아 연기·취소되면서 중소레이블이 큰 타격을 맞고 있다. 대형 기획사에 비해 운영 규모가 작은 중소 레이블은 현금 유동성이 부족해 체감하는 손해가 상대적으로 큰 양상이다. 
 
25일 사단법인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협회 회원사인 44개 중소 레이블과 유통사들이 지난 2월1일~4월 11일까지 열기로 했던 행사 중 61개가 연기 또는 취소돼 손해액이 3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협회는 같은 기간 라이브 중심으로 활동하는 홍대 근처 공연에 대해서도 별도로 집계했다. 약 82개가 연기·취소돼 약 8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음악 전체로 보면 전국적으로 200여개 공연이 연기·취소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협회가 공개한 손해액은 전체 티켓 중 80%가 판매됐다고 가정한 후 관람 인원에 티켓 가격을 곱해 나온 값이다. 즉, 해당 공연들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거둬들였을 수익이다. 여기에 공연장 대관료, 무대 장비 업체 등에 지불한 각종 계약금, 환불 수수료 등 개별적 손해 요인까지 더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진다.
 
한 레이블 관계자는 "음원보다 공연수익 비중이 큰 대다수 중소레이블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는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며 "행사나 공연은 건별 계약조건에 따라 피해 상황이 달라지지만, 대체로 계약금을 날리고 환불 수수료를 떠안는 경우가 많다. 올해 코로나 여파로 준비하고 있던 행사 취소로 상반기 수익이 '제로(0)'면 다행이라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자본력이 있는 대형 기획사와 달리 중소레이블은 당장의 '다음 스텝'이 어려운 실정이다. 윤동환 엠와이뮤직 대표이자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부회장은 "라이브 중심의 중소레이블의 경우, 일용직 개념이라 보면 된다"며 "공연으로 번 수익으로 다음 앨범 제작비를 마련하는 식의 흐름인데, 코로나 여파로 이 현금 유동성 확보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공연 위주로 운영하는 레이블의 경우 연매출의 80~90% 가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 19여파가 연말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르면 한국 내에서는 5~6월, 해외에서는 8~9월 정도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대중들 인식 자체가 바뀌려면 장기전으로 봐야한다는 시각이다.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대중음악계 피해 규모를 여러 각도로 조사할 방침이다.
 
신종길 음악레이블산업협회 사무국장은 "휴업을 권장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장려하는 최근의 분위기는 바람직하지만 역설적으로 대중을 모아야 하는 공연 업계 관계자들에게는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며 "5월 공연마저 미뤄지는 수순이고 6~7월 공연들은 티켓오픈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또 "무관중 온라인 유튜브 공연과 관련해 정부에 요청을 해둔 상태"라며 "지원이 이뤄지면 선정기준은 진행력과 실행력을 지닌 중소 레이블을 중심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 했다.
 
최근 전 세계 온라인 스트리밍 쇼케이스를 진행한 소울소스 meets 김율희. 사진/뉴스토마토 권익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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