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두산중공업, 기존사업 내실화·신사업 추진 박차

최형희 부사장 "2023년 신사업 수주 비중 50% 확대"

입력 : 2020-03-30 오후 1:36:58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수주부진으로 경영 위기를 겪던 두산중공업이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원을 수혈받으면서 한시름 놓게 됐다. 급한 불은 껐지만 수주잔고 감소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따내는 일이 시급하다. 두산중공업은 기존 사업에서 매출을 최대한 확보하는 한편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각오다. 
 
두산중공업은 30일 두산빌딩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지원 대표이사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남익현 서울대 교수는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또 자본금 한도를 기존 2조원에서 10조원으로 5배 늘리는 안건을 처리했다. 향후 유상증자 등에 나설 것을 고려한 사전작업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7일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은 1조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을 두산중공업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두산중공업의 대주주인 ㈜두산은 이번 대출약정에 대한 담보제공을 결정하고 ㈜두산이 보유한 두산중공업 주식과 부동산(두산타워) 등을 담보로 제공한다.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사장이 3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은 지원받은 1조원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은 총 4조9000억원이며 이중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만 4조원이 넘는다. 당장 4월과 5월에는 1조원에 가까운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이에 따라 고정비 절감을 위해 600여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유휴인력에 대해 휴업을 검토 중이다. 
 
일단 급한 불은 껐다. 앞으로는 수주 확대가 절실하다. 두산중공업의 수주 잔고는 2018년 3분기 누적 17조1588억원에서 작년 3분기 14조6471억원으로 14.6% 감소했다. 
 
우선 두산중공업은 기존 사업에서 매출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주총에서 최형희 대표이사 부사장은 "기존 주력 시장의 수성은 물론 그간 접근이 어려웠던 시장에도 국가차원의 협력, 원천기술을 활용한 재배영업 등 다양한 접근 방법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은 올해 상반기에만 중동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2조원 규모의 석탄화력발전, 해수담수화 프로젝트 수주를 앞두고 있다. 
 
특히 가스터빈, 신재생 서비스 등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당장 매출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최 부사장은 "수년째 가스터빈, 신재생, 서비스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해오고 있다"며 "일부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지만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려면 앞으로도 일정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 발전용 가스터빈. 사진/두산중공업
 
그렇다고 신사업 비중을 줄이는 것은 아니다. 가스터빈, 신재생, 서비스를 비롯해 수소, 3D 프린팅 등 신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더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오는 2023년까지 신사업 수주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하는 중장기 수주 포트폴리오를 수립했다. 
 
일단 가스터빈은 조립을 마치고 성능 테스트에 돌입했다. 현재는 국내 발전사를 대상으로 서비스 사업을 확대 중이다. 풍력 사업은 지난해 100메가와트(MW)급 한림 해상 풍력 프로젝트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및 5.5메가와트 모델의 국제 인증을 획득해 수주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최 부사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재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주요 지역 프로젝트의 관리를 강화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용 절감과 조직 운영 효율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는 한 해를 만들겠다"며 "모든 임직원들이 경영목표 달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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