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만 "코로나방역 잘못한다" 왜?

의협회원 70% "정부대응 부적절", 일선 의료계 "특정단체 의견 불과"

입력 : 2020-03-31 오전 11:25:46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대한의사협회 회원 10명 가운데 7명이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가운데, 일선 의료계에서는 일부 단체의 의견이 의료계 전체를 대변하는 것으로 비춰지면 안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의협은 지난 30일 전국의 의사 회원 1589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에 대해 응답자의 39.1%(621명)가 '올바른 대응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대응이 다소 부족했다'고 답한 비율도 29.8%(473명)에 달해 전체 응답자의 68.9%는 정부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의협 회원들 중 정부 대응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는 의견은 16.6%(264명), '매우 잘 대응했다'는 의견은 6.1%(97명)에 불과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나 주요 외신은 물론 국민 대다수가 한국 정부의 대응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특히 사태 초기 정부와 보건당국의 대응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정부의 중국 여유자 입국 전면 제한에 대해 응답자의 84.1%(1337명)가 '사태 초기에 중국 경유자 입국을 전면 제한해야 했다'고 응답했다. '중국 전역으로 경유 입국자 제한을 확대할 필요가 없었다'는 의견은 12.6%(200명),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3.3%(52명) 순이었다.
 
앞서 의협은 중국 경유자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을 조언해온 '범학계 코로나19 대책위원회'를 비선 집단이라고 비판하는 등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당시 의료계 내부에서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의협이 특정 정치집단과 연계된 입장을 주장하는 데 의구심을 제기한 바 있다.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 A의사는 "의협의 이번 설문조사도 특정단체에서 조사한 하나의 의견일 뿐"이라며 "의료 전문가들의 여러 의견이 특정 단체의 입장에서 나가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단체의 정치적 성향과 일선 전문가들의 의견은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구지역 확진자들이 119구급차량을 이용해 지난 7일 오후 광주 남구 광주감염병전문병원인 빛고을전남대병원에 도착한 뒤 의료진의 안내를 받으며 병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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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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