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김진호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장이 라임자산운용의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에 고발됐다.
향군정상화추진위원회와 전국대의원연합회는 2일 김진호 회장과 관련자들을 배임, 횡령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향군상조회와 학소원장례식장 매각 의혹 등과 관련해 김 회장 등이 총 440억원대의 배임·횡령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향군상조회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로비로 상조회 운영 경험이 없는 라임자산운용의 자회사가 급조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상기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고발장 제출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말부터 가입 회원이 30만명에 달하고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건실하다는 향군상조회에 매각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며 "언론 보도와 저희가 취합한 정보에 의하면 요즘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라임 사태' 관련자들이 '로비 명목으로 향군에 어마무시하게 돈을 썼다'는 식의 녹음파일이 공개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군 집행부가 라임 자회사를 대상으로 무리하게 상조회 매각을 밀실·졸속으로 추진했고, 급기야는 상조업 경험이 전혀 없는 향조상조인수컨소시엄에 상조회를 매각하는 등 향군상조회 매각 과정에 많은 의혹이 쌓이고 있다"며 "특히 김진호 회장이 이렇게 향군상조회를 무리하게 매각하는 것은 2년 전 최저경매가의 2배를 주고 산 학소원장례식장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것이란 의심을 떨칠 수가 없는바 이번 기회에 이러한 향군상조회 관련 비리를 철저하게 파헤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지난 1일 이종필 전 부사장의 공범으로 지목된 김모 대체운용본부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수재) 등 혐의로 체포했다.
김 본부장은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 전 부사장과 공모해 지난 1월13일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에서 195억원 상당을 빼낸 후 스타모빌리티 전환사채를 인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봉현 회장에게 골프 접대 등 향응을 받고, 김 회장이 꾸린 '라임 정상화 자문단' 명단 중 가장 위인 단장으로 이름이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 임직원과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부당 이득을 편취 사건에도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같은 날 경기 안산시에 있는 코스닥 상장사 스타모빌리티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김 회장이 실소유주인 라임은 그동안 600억원 상당의 스타모빌리티 전환사채를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상기(왼쪽) 향군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이 김진호 향군 회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