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이슈)터키 원전수주 임박說의 시사점

입력 : 2010-06-01 오전 9:23:07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1. 앵커 : 어제 오후 터키의 원전 프로젝트 수주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원전테마주가 급등했는데요. 일단 지식경제부에서는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습니다. 우선 경위부터 살펴보죠.
 
기자 : 어제 오후 1시30분을 넘어서며 한 언론매체를 통해서 터키 원전 발표가 임박했으며, 이번달에 한국이 확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터키 원전 프로젝트는 우리나라가 오래전부터 공들여 왔던 사업이고, 가능성도 높아 주목을 받아오던 터라 주식시장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한국전력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한전기술과 한전KPS도 급등세로 돌아섰습니다. 결국 한전기술이 12.7%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한전KPS도 8.55% 급등 마감했습니다.
 
연초 이후 줄곧 조정을 받던 중소형 원전테마주들도 급등해 모건코리아, 보성파워텍, 비에이치아이, 우리기술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나머지 관련주들도 강세였습니다.
 
이에 장마감 이후인 오후 5시께 정부가 터키 원전 수주가 임박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공식 부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2. 앵커 : 정부가 사실무근이라고 했는데 왜 이런 보도가 나온건가요?
 
기자 : 이 사실을 처음 보도한 한 매체는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는데요.
 
터키정부가 우리나라와의 원전 공동연구기간을 당초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이기로 해 터키 원전 사업자 선정이 그만큼 빨리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3월10일 한전과 터키 국영발전회사는 '터키 원전사업 협력 공동선언문'에 최종 합의하고 한국형 원전을 활용한 터키 시놉(Sinop)지역 원전 사업의 공동 연구조사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원전부지 선정과 원전모델, 공사기간, 자금조달 방법 등을 논의하는 원전건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5개월간 공동연구를 하기로 한 것이죠.
 
그런데 이 연구가 3개월로 단축됐다고 하니까 그동안 유력했던 프로젝트인 만큼 수주가 빨라질 수 있게 됐다는 보도가 나온겁니다.
 
3. 그럼 터키 원전수주 임박설을 어떻게 봐야할까요?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공동연구 협력 체결 당시 연구기간을 최대로 앞당기기로 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2개월이 준다거나, 조기 완료한다는 내용에 대해서 합의한 바는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연구기간이 짧아졌다는 보도가 허황된 것만은 아닙니다. 정부는 상대국과의 외교문제 때문에 이같은 일방적 보도가 문제될 수 있지만 터키와의 협력이 잘 진행되고 있는데다 이달중에 압둘라 굴 터키 대통령의 방한도 예정돼 있어, 원전 사업자 선정 발표가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건 당연해 보입니다.
 
4. 그렇다면 주식시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일단 어제는 급등세를 보였는데, 정부의 해명발표로 인해 주가가 곤두박질칠 우려는 없을까요?
 
그럴 여지가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공동연구기간이 단축되고 원전 사업자 선정이 빨라질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합니다. 현재까지 정황상 터키와 우리나라의 원전사업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돼 왔기 때문이고, 터키 대톨령의 방한까지 예정된 것을 보면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5. 그럼 향후 원전테마주의 주가 상승모멘텀으로 봐도 될까요?
 
일단 원전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모멘텀으로 작용하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얼마만큼 주가에 영향을 줄 것인지가 중요하고, 만약 원전수주에 실패할 경우 실망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터키 시놉의 원전 프로젝트 수주전은 이미 증시에 알려진 재료라는 겁니다. 수주에 성공한다고 가정할 때 당장 한두달 빨라지고 늦춰지는 것은 주가에 큰 의미가 없습니다.
 
터키 시놉의 원전은 지난 12일 러시아가 수주한 터키 남부의 메르신 원전과 비슷한 규모로 진행되는데 러시아의 수주액이 200억달러(24조원) 이기 때문에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수주한 규모 200억달러와 비슷합니다.
 
그렇다고 주가가 당시처럼 2~3배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립니다. 이미 원전 건설이 장기 프로젝트이고, 실제 관련기업들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학습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목표수익률을 너무 높게 잡아 연초의 아픔을 되풀이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좋아보입니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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