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수수료 개편 논란)배달 수수료 어떻게 산정되나…구조 뜯어보니

배달 앱 시대 열리며 배달 산업 폭발적 성장…'배달중개료'와 '배달대행료' 탄생
'배민' 요금제 개편은 '배달중개료' 변화…정액제 폐해 없애기 위해 정률제로

입력 : 2020-04-07 오후 6:00:00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배달의민족이 지난 1일 요금제도를 개편하면서 소상공인과 정치권의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다. 정액제인 울트라콜 중심의 요금제에서 정률제인 오픈서비스 중심의 요금제로 바뀌면서 외식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이 가운데 배달 앱을 둘러싼 각종 요금들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식당들은 배달의민족에 왜 요금을 지불해야하는 걸까. 그리고 얼마를 내게 되는 걸까. 배달료와 배달플랫폼 수수료는 무엇이 다를까. 배달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복잡해진 구조를 뜯어보았다. 
 
 
배달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배달산업 구조 변화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등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형태의 배달플랫폼이 등장하기 전까지 배달 산업의 구조는 단순했다. 소비자가 음식점에 직접 전화로 주문했고, 식당은 배달 기사를 직접 고용하는 형태였다. 배달료는 음식점 운영 비용 중 인건비 항목으로 들어갔다. 이 시기까지는 소비자가 배달료를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2011년 배달의민족이 탄생하고 배달 플랫폼의 시대가 열렸다. 초기 단계에서 배달플랫폼은 앱에서 음식점의 메뉴나 전화번호 등 정보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것이 점점 발전하면서 배달 앱 내에서 결제를 할 수 있게 되는 등 기능이 늘어 소비자의 편의성이 증대됐다. 이에 배달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했고 치킨이나 피자, 중국집 등 전통적인 배달음식업이 아닌 파스타, 샐러드, 카페까지 배달업에 뛰어들었다.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배달 시장은 '배달중개료'와 '배달대행료'라는 두 가지 새로운 비용을 마주하게 된다. 
 
'배달중개료'는 소비자와 음식점을 연결해주는 비용이다. 음식점주가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쿠팡이츠 등 배달플랫폼에 지불한다. 음식점의 광고리플렛이나 배달 안내 책자를 한곳에 모아 앱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에게 노출될 확률이 늘었다. 배달플랫폼은 음식점을 소비자에게 소개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면서 '배달중개료'를 받게 됐다. 배달중개료는 주문 건당 수수료 형태나, 광고비 형태로 발생한다. 
 
'배달대행료'는 배달 기사와 음식점을 연결해주는 비용이다. 배달비와 배달대행플랫폼 이용금액을 합한 것으로, 음식점주와 배달대행업소가 함께 부담한다. 배달대행료는 배달 시장의 팽창으로 배달 수요가 늘면서 발생했다. 기존 방식대로는 적절한 수준의 배달 기사를 공급할 수 없어 늘어난 수준의 배달 수요를 맞출 수 없었다. 이에 음식점에 배달 기사 인력을 알선하는 '배달대행업소'가 등장했다. 생각대로, 부릉, 바로고 등이 배달대행업소다. 음식점이 배달 기사를 직접 고용하던 형태에서 배달대행업소에 외주를 주는 형태로 변화한 것이다. 이 외주의 과정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배달대행업소와 음식점을 연결하는 '배달대행플랫폼(앱)'이 탄생했다. 배달대행료는 배달대행업소와 배달 기사, 배달대행플랫폼에게 돌아가는 비용이다. 
 
배달의민족 요금제도 개편은 '배달중개료' 개편
 
논란이 된 배달의민족의 요금제도는 '배달중개료'와 관계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일 배달의민족 배달중개료 체계를 정액제인 울트라콜 중심에서 정률제인 오픈서비스 중심로 바꿨다. 이는 정액제인 울트라콜의 폐해가 컸기 때문이다. 
 
울트라콜은 월 8만8000원으로 특정 지역에서 배달의민족 앱에 노출되는 일명 '깃발꽂기'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이 제도가 문제가 된 이유는 자금력 있는 음식점이 여러 개의 깃발을 꽂으면서 앱 화면 노출 기회를 독차지했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는 월 1000만원 이상의 울트라콜 비용을 내고 깃발을 200개 이상 꽂는 업체가 등장할 정도였다"며 "이로 인해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소상공인들은 앱 화면에 노출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주문 증가 효과를 누릴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울트라콜을 앱 화면 하단에 배치하고 입점 업체를 3개로 대폭 축소했다. 아울러 오픈리스트 제도를 오픈서비스로 확대 개편하면서 앱 화면 상단에 배치했다. 오픈리스트는 주문 건당 6.8%의 수수료를 내면 배달의민족 앱 최상단에 입점업체를 3개까지 노출해주는 서비스였다. 우아한형제들은 이 오픈리스트를 주문 건당 5.8%의 수수료를 받는 '오픈서비스'로 바꾸고 앱 화면 노출 방식도 거리 순이나 재주문율 순으로 정했다. 아울러 1인분 등 별도 카테고리 노출을 위해 개별 계약을 체결해야 하던 것을 오픈서비스 가입 시 자동 노출되게 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내부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전국 14만개 배달의민족 가입 음식점 중 52.8%의 입점 업주가 배민에 지불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며 "개업 1년 이하이거나 연 매출 3억원 이하의 영세 업주 중심으로 이번 정책 개편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픈서비스로 인해 배달의민족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에 변동이 생긴 소상공인들은 불안에 빠졌고, 개편된 요금제도에 반발하고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지난 6일 "코로나19로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한다"며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분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포함해 여러 측면으로 보완할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은 오픈서비스의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준비할 뿐, 건당 5.8%의 수수료 체계 자체는 고수하고 나서면서 소상공인과의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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