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번달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은 9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16일 임시 금통위를 열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습 금리인하 등을 반영해 기준금리를 1.25%에서 0.50%포인트를 인하했다.
통상적 금리 인하폭인 0.25%포인트를 넘어서는 '빅컷'을 단행하며, 기준금리가 사상 최초로 0%대로 떨어진 것. 추가 금리 조정보다는 현재까지의 정책 운영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공급,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증액, 국고채 매입 등 여러 정책 대응이 시장에 미치는 효과와 흐름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 0.75%의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전날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다만 시장은 회차채와 기업어음(CP) 시장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는 만큼, 한은이 추가 유동성 공급 조치를 내놓을지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일 간부회의에서 "상황이 악화될 경우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한은법 제80조에 의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자금시장이 얼어붙을 우려에 대비해 은행이 아닌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등에 대한 대출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한은법 제80조는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조달에 중대한 애로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한은은 영리기업에 대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은은 종금사 업무정지와 콜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지원을 위해 한국증권금융과 신용관리기금에 각각 2조원과 1조원을 대출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한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번 금통위를 끝으로 금통위원 7인 중 고승범, 신인석, 조동철, 이일형위원 등 4인이 오는 20일 퇴임한다.
통상 이주열 총재와 윤면식 부총재, 임지원 위원은 모두 통화긴축 선호하는 '매파'로 분류하는데, 신임 금통위원의 성향에 따라 연내 기준금리 결정도 달라질 전망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