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박사방'이란 대화방을 운영하면서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을 기소하기 전 검찰이 막바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오는 13일 구속 기간 만료로 경찰에서 송치된 혐의들에 대한 수사는 일단락되지만, 공범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기소 이후에도 관련 수사는 이어질 전망이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TF는 지난 10일부터 조주빈과 공범에 대한 소환 조사 없이 그동안의 수사 기록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13일 조주빈을 구속기소한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조주빈이 송치된 후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비롯한 혐의 내용 전반에 대한 인정 여부를 시작으로 텔레그램 이용과 그룹방 개설 경위, 주요 내용 등을 확인하는 등 이달 9일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송치된 12개 혐의 외에도 범죄단체조직죄 성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공범들과의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과 활동 내용, 회원 관리 방식, 공범들과의 관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공범 강모씨와 한모씨, 천모씨, 이모군 등도 불러 조사했으며, 이 중 천씨에 대해서는 조주빈과의 대질조사도 진행했다. 춘천지법에서 2심 재판 중인 신모씨는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다.
조주빈과 일부 공범을 재판에 넘긴 이후에도 또 다른 공범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계속 진행된다.
서울지방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지난 10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최모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최씨는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주민등록등·초본 발급 보조 업무를 하면서 200여명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하고, 이 중 17명의 개인정보를 조주빈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9일 청소년성보호법(음란물제작·배포등) 위반 혐의를 받는 강모군도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강군은 '박사방' 참여자들을 모집해 관리하고, 이 과정에서 모인 범죄수익금을 조주빈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군이 관여한 것을 포함해 조주빈이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받은 가상화폐 등 범죄수익에 대한 수사도 지속해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주빈의 범죄수익과 관련해 가상화폐 환전상 박모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또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조주빈이 범행에 사용한 가상화폐 지갑 주소와 유료회원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6일 가상화폐 거래소와 구매대행업체 20곳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6일에도 거래소 등 5곳을 압수수색했으며, 이들 장소는 이달 6일 추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