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WHO에 대한 재정지원 중단 결정을 발표했다고 뉴시스가 외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극히 유감스럽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을 통제하고 완화시키는 데 WHO의 역할과 도움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순간에 나온 이런 결정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럽 각국들도 WHO를 탓하거나 전염병에 대한 적전 분열을 조장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에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트위터에서 “남 탓 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 바이러스에는 국경이 없다. 우리는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긴밀하게 하나가 돼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우리의 최선의 투자는 유엔, 특히 자금부족을 겪고 있는 WHO같은 국제기구에 대한 투자다. 그렇게 해서 바이러스에 대한 검사와 백신 개발같은 기능을 더욱 강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키스톤 ATS 통신도 스위스 연방보건국(FOPH)이 “유엔의 WHO는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국제기구다”며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퇴치하려면 다자주의 정신과 국제 협력이 가장 중요하며 그 구심점이 WHO”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시몬 코베니 아일랜드 외무장관 겸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제일 먼저 공개적으로 비판한 사람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WHO의 초기 대응 실패와 무능으로 코로나19를 더 키웠다고 주장하며 분담금을 내지 않겠다고 말하자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건 지금과 같은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 상황에서는 어떤 말로도 변명이 안되는 결정이다”며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WHO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영국도 WHO의 국제적 역할을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대변인은 “영국의 입장은 앞으로 절대 WHO에 대한 분담금 지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 세계에 대한 도전이며 모든 나라가 힘을 합쳐서 싸워야 할 때다. WHO는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구심점이며 방역 대책을 이끌어가는 주체다”고 밝혔다.

핀란드도 미국의 결정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은 미국의 결정에 대해 “가장 큰 후퇴”라고 단정하고 “지금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 때야말로 WHO가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때”라고 STT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테드로스 아드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결정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또 WHO의 임무 수행의 공과에 관해서는 앞으로 ‘적절한 때에’ 회원국들에 의해 재검토를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기 전에 지금은 코로나19와의 전쟁에 모든 나라가 집중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