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확보하며 압승을 거뒀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민주당 계열 정당인 열린우리당 152석을 훌쩍 뛰어넘는 초유의 대승이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까지 합해도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턱걸이로 방어하는 수준에 그쳐 역대급 참패를 기록했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253석이 걸린 지역구 선거에서 민주당은 163석, 통합당은 84석의 의석을 각각 차지했다. 무소속 당선자가 5명이었고, 정의당은 1곳의 지역에서 승리했다. 47석의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통합당의 비례정당 미래한국당이 19석(득표율 33.8%), 민주당의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이 17석(33.3%)을 각각 배분받았다. 이어 정의당 5석(9.6%), 국민의당 3석(6.7%), 열린민주당 3석(5.4%) 순이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숭인동 인근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의 180석은 전체 의석수(300석)의 60%를 차지하는 의석수다. 열린민주당과 친여 성향 이용호 무소속 당선자, 정의당까지 합하면 범진보 진영 의석이 190석에 이른다. 개헌 가능선인 200석까지는 못 갔지만 모든 상임위에서 진보진영이 과반을 차지해 법안 통과가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보수진영은 통합당과 국민의당, 통합당 출신의 무소속 당선자 4인(홍준표·권성동·윤상현·김태호)을 합하면 110석으로, 개헌 저지선(100석)을 조금 넘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것과 관련해 "위대한 국민의 선택에 기쁨에 앞서 막중한 책임을 온몸으로 느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선거를 통해 보여주신 것은 간절함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그 간절함이 국난극복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정부에게 힘을 실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겪어보지 못한 국가적 위기에 맞서야 하지만 국민을 믿고 담대하게 나아가겠다"며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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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선거 승리의 기쁨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고,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가 현실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진척되도록 차분하지만 확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통합당은 황교안 대표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선거 결과에 대해 "야당도 변화하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연단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