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총선 참패로 흔들리고 있는 미래통합당이 혼란을 수습할 방안을 놓고도 갈팡질팡하고 있다. 지도부 공백 사태에 빠진 상황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과 조기 전당대회 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통합당은 20일 두 차례의 의원총회에도 소속 의원들과 일치된 당 수습 방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심재철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로 갈 것이냐, 조기 전대를 진행할 것이냐 등의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했다"며 "당 진로와 관련해 의원들의 여러 의견들을 다양하게 들었지만 하나로 합의되지 않았다. 현역 의원들, 새 당선자들과 함께 전체 의견을 취합해서 최종 결론을 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당대표 권한대행과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통합당 내부에서는 현재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게 비대위를 맡겨도 당헌·당규상 전당대회가 열리는 8월 전까지만 권한을 주자는 의견과 조기 전당대회로 새 지도부를 구성하자는 의견 등이 주로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등 특정인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 원내대표는 "김종인의 '김' 자는 다른 설명할 때 딱 한 번 나왔다"며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염두에 둔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밝혔다.
당초 통합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비대위 체제로 조속히 전환한 뒤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해 지도부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당을 수습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후 의원총회 논의를 거쳐 이를 추인할 계획이었지만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면서 당 진로 결정에는 시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통합당이 향후 당의 진로를 두고 진통이 계속되는 가운데 김 전 위원장은 통합당 비대위 참여에 선을 긋고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그 당에 관심이 없다"며 "당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지, 나를 놓고 이래라저래라하지 말라. 원래 그 당의 생리가 그렇다. 나한테 (비대위 건을) 물어보지 말라"고 비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