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코로나19발 글로벌 공장 셧다운에 4월 초 국내 완성차·부품 수출이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는 해외 공장 18개 공장 가운데 6개가 문을 닫았다. 글로벌 완성차공장 휴업과 더불어 유럽·북미 지역 판매딜러 휴업이 확산되면서 4월부터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에 타격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번달 1일~17일까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45.8% 감소했다. 생산은 19.2% 줄었다.
올해 조업일수(12일)가 지난해 (13일) 대비 낮은 점을 감안해도 일평균 수출(-41.3%)과 생산(-12.5%) 모두 급감했다.
특히 유럽·북미지역 완성차 시장은 우리 완성차 판매의 63.1%를 차지하는데 이들 중 상당수 공장이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비단 한국업체 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가 가동을 멈춘 것이다. 16일 기준으로 폭스바겐, BMW 등 14개 글로벌기업의 313개 공장중 77.3%(242개)가 셧다운됐다.
이에 GM, 포드, 폭스바겐, 토요타 등은 긴급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발 글로벌 공장 셧다운에 4월 초 국내 자동차 완성차·부품 수출이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는 해외 공장의 1/3이 문을 닫았다. 현대차 울산공장 내 수출차들이 줄지어 서있다. 사진/뉴시스
현대·기아차도 해외 9개국 18개 공장 중 4개국 6개 공장이 휴업에 들어갔다. 전체의 1/3 수준이다. 현대차는 전세계 7개 지역에 12개 공장, 기아차는 5개 지역에 6개 공장이 있다.
미국에선 현대 앨라바마·기아 조지아 공장이 문을 닫았다. 인도에선 현대 첸나이·기아 안드라프라데시 공장, 남미에선 현대 브라질·기아 멕시코 공장이 휴업중이다.
국내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중요한 부품 한가지만 공급이 안돼도 생산이 어려운 곳이 많아 문을 닫은 해외 공장들이 태반”이라며 “내부적으로는 더 큰 피해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업체들은 국내에서도 수출비중이 높은 차종의 일부 생산라인에서 휴업을 진행중이다. 지난 20일까지 조사된 바에 따르면 지난 4일 현대차 울산5공장, 지난 8일 쌍용차 평택공장이 문을 닫았다.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덩달아 피해가 불어나고 있다.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4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49.8%가 감소해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부품 업체는 국내 총 9000여개(1차 850개, 2·3차 8000여개), 해외 21개 지역 총 172개 업체가 있다.
관련해 정부는 이날 성윤모 산업부 장관 주재로 ‘자동차산업 간담회’를 열고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체 등 자동차 업계와 대책 논의에 나섰다.
업계는 정부에 신규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다. 매출은 크게 줄었으나 임금 등 고정비 지출 부담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현행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에 더해 취득세도 추가 감면을 요청했다. 상용차는 개소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므로 별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자동차 개소세·부가세·관세 등 세금납부 기한 연장과 지난해 자동차 온실가스 기준 유예 적용 등을 요청했다.
성 장관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지원대책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오후 자동차산업협회 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자동차 업계 간담회’에서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