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쇼크' 1분기 -1.4% 역성장…금융위기 후 최저

한국은행, 2020년 1분기 실질 GDP 속보 발표
민간소비 -6.4%…외환위기 이후 최악
기계류·자동차 부진에 수출도 -2.0%

입력 : 2020-04-23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올해 1분기(1~3월) 한국경제가 1.4% 마이너스 성장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에 민간소비가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에 가장 크게 줄고, 수출도 감소로 전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이 넘은 지난달 2일 오전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에 따르면 1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1.4% 성장했다. 이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 마이너스 성장(-3.3%)이후 11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0.4%) 이후 4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된 것이 주요인이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따라 소비절벽이 나타나면서 민간소비는 6.4% 줄었다. 이는 지난 1998년 1분기(-13.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승용차·의류 등과 같은 재화와 음식숙박·오락문화 등 서비스가 모두 줄었다. 
 
수출은 2.0% 감소해 지난해 1분기(-3.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도체 등이 늘었으나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등이 줄어든 영향이다. 수입은 원유 등 광산품과 자동차 등이 줄어 4.1% 감소하며 2011년 3분기(-4.4%) 이후 8년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소비와 건설·설비투자는 증가폭이 둔화됐다.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9% 증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4분기(2.5%)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3% 증가했지만 지난해 4분기(7.0%)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설비투자 역시 운송장비가 늘어 0.2% 증가했지만, 4분기(3.3%) 대비 줄었다. 
 
경제활동별로 살펴보면 서비스업과 제조업 모두 감소 전환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운수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0% 줄었다. 이는 1998년 1분기(-6.2%)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제조업은 반도체가 늘었으나, 운송장비, 1차금속제품 등이 줄어 1.8% 감소하며 지난해 4분기(1.6%) 이후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6% 감소했지만 교역조건 개선의 영향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1.4%)을 상회했다.
 
경제 주체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민간은 -1.5%포인트로 전년(0.4%)에서 마이너스 전환했다. 정부는 0.2%를 기록하며 4분기 연속 플러스를 유지했다. 순수출은 경제성장률에 0.7%포인트 기여했지만, 내수가 -2.0%를 기록하며 역성장을 이끌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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