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복귀무대는 '비료공장'…남북경협 호응할까

트럼프 "건강하게 돌아와 기쁘다"…북미대화 재개 가능성

입력 : 2020-05-03 오후 5:45:17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사망설'까지 나왔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으로 공개활동을 재개하면서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의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협력 추진' 제안에 화답할지 관심이 모인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일 김 위원장이 전날 평안남도 순천의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15분가량 공개된 영상에서 김 위원장은 그간의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키려는 듯 환하게 웃으며 분주히 움직였고, 간부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담배를 피웠다.
 
다수의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릴 자신의 복귀무대로 순천 인비료공장을 선택한 의미에 주목한다. 해당 공장은 북한의 첫 현대식 비료공장으로,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의 민생문제에 보다 집중하고, 경제행보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문 대통령은 "나와 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평화 경제의 미래를 열어나가겠다"며 4·27 판문점선언 2주년 계기로 △코로나19 방역협력 △남북 철도연결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 전환 △이산가족 상봉과 실향민 상호 방문 등을 제안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아직까지 (북측에서) 특별하게 연락 온 것은 없다"며 "일단 제의한 이후에 기다리고 있고, 준비 작업들을 할 만한 것이 있으면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 외신이 '인비료공장의 핵시설 전용' 가능성을 제기한 것에 대해선 "그 보도에 대해 크게 신뢰를 하지 않는 입장"이라며 "북한 관련해 많은 보도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의 제안이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한 내용이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어 북측의 호응만 있다면 즉각 추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북한의 침묵이 길어질 경우 추가 제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이 취임 3주년을 맞이하는 10일 전후가 유력하다.
 
한편 김 위원장의 복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그가 건강하게 돌아온 것이 기쁘다"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준공식 참석 사진을 올린 다른 이의 트윗을 리트윗하고, 자신과 김 위원장이 지난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장면이 담긴 선거캠프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내 코로나19 대응 초기실패로 재선 가도가 흔들리는 상황이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 이슈메이커'인 김 위원장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그나마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북미 비핵화 대화를 재개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평안남도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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