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21대 국회가 끝날 즈음에 '필요할 때 곁에 있었던 정치인'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21대 국회 최연소 당선인인 만 27세의 정의당 류호정 당선인은 <뉴스토마토>와의 10일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으로서의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류 당선인은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게임 개발회사를 다니다 2018년 권고사직을 당했다. 이후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업계 노조가 소속된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에서 선전홍보부장 자리를 제안 받으면서 본격적인 노동운동에 나섰다. 이번 총선에서는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류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 대해 "굉장한 책임감을 느꼈다"며 "사실 기쁘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잘해야 겠다는 생각부터 든다"고 밝혔다. 향후 미래 청년 정치인들의 국회 입성을 위해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다고 전했다. 그는 "성과로 증명해서 청년 정치인에 대한 편견을 깨나가야 된다"며 "그래야 저 이후에도 청년 정치인들이 많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 당선인에게 21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묻자 "장시간 노동, 공짜 노동의 주요 원인이 되는 포괄임금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선호하는 상임위원회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꼽았다. 그는 청년 정치인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고용불안에 내몰린 청년 노동자들을 지켜내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국회 안에 청년 정치인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나타냈다. 다음은 류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된 류호정 정의당 당선인은 "잘하겠다는 말 보다는 행동으로, 성과로 대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류 당선인 측 제공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당선 소감은.
우선 굉장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성과로 답해야 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사실 기쁘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잘해야 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정치권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저도 촛불을 거치면서 정치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다. 그 뒤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치가 제 삶의 영향을 미치게 됐다. 제가 게임 업계에서 일을 했었는데 회사를 다니면서 노조 설립을 추진했었는데 그러다가 회사에서 잘리고 그 뒤에 노동조합에서 상근자로 일을 하면서 느끼는 바가 있었다. 그러면서 정치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 그러는 와중에 이 목소리가 국회 담을 넘어서 들어가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다면 직접 들어가서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 아닌가', '내가 직접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출마로 이어지게 됐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선거를 치르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청년 정치인으로서 어렵다기 보다는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나이를 보고 걱정을 많이 한다. 이런 부분을 성과로 증명해서 청년 정치인에 대한 편견을 깨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저 이후에도 청년 정치인들이 많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젊은 정치인', '초선 의원'으로서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사소한 권력을 해체해 나가는 것부터 하겠다. 그리고 지금 코로나19로 인해서 고용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청년 노동자들도 생계 불안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청년 노동자들이 적절한 수단이나 보호 없이 사회에 내던져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뭔가 재난 사태가 발생하면 그 위험을 온 몸으로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다. 이 분들을 제가 지켜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총선 기간 내세웠던 공약 중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
1호 공약으로는 포괄임금제도 폐지를 이야기했다. 장시간 노동, 공짜 노동의 주요 원인이 되는 제도여서 폐지해야 한다. 정의당의 청년 정책 관련해서는 청년기초자산제가 있다. 3000만원을 나눠서 지급한다는 정책이다. 사실 사회 초년생인 청년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빚을 3000만원 이상 지고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들이 0원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정책이다.
어떤 상임위에서 활동하기를 바라는가.
환경노동위원회를 가고 싶다. 사실 정의당에서 환노위는 굉장한 인기 상임위어서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외에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정의당이 모든 상임위에 1명씩 모두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당 주요 정책에 따라서 다른 상임위에 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앞으로 정의당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정의당의 이번 총선 슬로건은 '원칙을 지킵니다, 국민을 지킵니다' 였다. '지킨다'라는 원칙 아래 코로나19로 인해 찾아온 경제 위기를 헤쳐 나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런 재난 상황에서 먼저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사회적 약자고 노동자다. 이 분들을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행동해 나가면 그것이 곧 정의당이 해야 할 일이다. 정의당이 가장 정의당다울 때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가.
21대 국회가 끝날 때, 필요할 때 곁에 있었던 정치인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사실 후보자가 된 뒤로 노동자들의 제보들이 있었다. '권고사직에 내몰렸다', '부당한 일에 내몰렸다'는 제보들이 있었다. '류호정'이라는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제보를 주신 거다. 그럴 때 제가 가서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정치가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지지해준 유권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이제는 국회가 열릴 때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잘하겠다는 말 보다는 행동으로, 성과로 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그렇게 잘해낼 수 있도록 지켜봐주길 바란다.
류호정 당선인이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사거리에서 진행된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씨 철탑 고공농성 연대 집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류 당선인 측 제공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