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후 10개월만에 규제 핵심 품목인 반도체 3개 소재의 공급이 안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재·부품·장비 100대 핵심품목의 재고도 평균 2~3배 늘고, 76개 품목은 미국·유럽 등 대체 수입선이 마련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성윤모 산업부 장관 주재로 ‘제2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를 열고 소재부품장비 ‘100대 핵심품목의 공급안정화’ 성과를 점검했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 이후 정부는 8월 5일부터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불산액(액체 불화수소), EUV레지스트(포토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 등 일본 수출규제 3대 품목이 실질적 공급 안정화를 달성했다는게 산업부 측의 설명이다.
먼저 불산액은 솔브레인사가 기존보다 2배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증설하는 등 국내 수요에 충분한 공급 능력을 확보했다. 미국과 중국 등 제품도 테스트를 완료하고 일부제품을 실제 생산에 투입했다는 설명이다.
EUV레지스트는 유럽산 제품으로 수입을 다변화하고, 글로벌 기업 듀폰으로부터 생산시설 투자를 유치하는 등 공급기반을 확보했다.
불화폴리이미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 SKC에서 자체기술을 확보하고 국내 공장을 신증설하는 등 국내 공급능력이 확충됐다. 수요기업과는 시제품 테스트를 마쳐 일부는 해외로까지 수출중인 상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규제 3대 소재 품목은 공급 안정화를 이뤘다”며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과 협력사들까지 소재 공급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에서 관람객들이 SK하이닉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100대 핵심품목 전체로 보면 재고보유를 기존대비 2~3배 수준으로 확대했다. 필름소재 등 76개 품목은 유사 스펙을 보유한 미국, 유럽산 제품을 집중 테스트해 대체수입선을 마련했다.
특히 지난해 1년내로 ‘단기간 공급 안정화’를 추진했던 20대 품목은 평균 약 3배 가까이 재고량을 늘려 대일 의존도를 줄였다. 국내 생산설비도 효성 탄소섬유 생산설비 등 10개 프로젝트 총 734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5년내로 ‘장기간 공급 안정화’를 추진했던 80대 품목은 재고량을 평균 약 2배 이상 늘렸다. 이달부터 80대 품목 334개 과제에 대한 기술개발에 본격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성윤모 장관은 '소부장 GVC 개편 3대 정책방향’ 추진 계획을 밝혔다. 대일본 100대 핵심품목을 대글로벌 338개 품목으로 확대해 공급망 위험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