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보건소 기능 강화해야”

메디컬 서지 대비 감염병 병상계획 수립, 감염병 대응 재난안전조직 개편

입력 : 2020-05-12 오후 4:05:58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려면 현재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보건소를 전면으로 내세워 현장 중심의 공중보건조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연구원은 12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표준을 이끄는 서울의 정책’이라는 주제로 포스트 코로나 대응 서울연구원 정책제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손장우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시 방역모델과 감염병 대응체계 발전방안’을 발표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감염병이 완전히 사라지는 상황이 아니라 감염병이 뉴 노말(New Nomal)이 되는 시대라고 정의했다.
 
특히,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보건소 기능 강화를 가장 먼저 꼽았다. 이번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역학조사관이나 방역전문가의 부재,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공중보건과 위생서비스가 함께 정지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대응하려면 서울시 역학조사관 이외에도 각 보건소마다 역학조사관 인력풀을 갖춰 감염병 위기 시 보건소 인력을 역학조사관으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단, 평상 시 역학조사관 교육훈련이 필요하다.
 
감염병은 취약계층에 가장 먼저 찾아오는 만큼 지역사정에 밝고 지역사회와 밀접한 보건소가 감염병 취약지역 및 계층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감염병 예방 시민교육은 물론 학교·병원·돌봄시설·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감염관리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
 
보건소는 지하철·기차역·버스터미널 등 감염병 확산 우려지역에 대한 방역계획도 수립한다. 보다 선제적인 대응과 모니터링이 필요한 외국인 노동자 집단 주거지역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수다. 이를 위해선 지역보건의료계획에 감염병 위기단계별 보건소 기능전환계획을 수립해 반영해야 한다.
 
감염병 대응 병상계획은 제2, 제3의 코로나19로부터 메디컬 서지(Medical Surge)를 막기 위한 조치다. 메디컬 서지는 의료재난 상황에서 병원이나 지역의 의료 인프라가 한계를 초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대구 신천지 사태와 같은 감염확산이 서울에서 발생했을 시 현재의 병상수준으로는 메디컬 서지를 막기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지역사회 대규모 감염 확산에 대비해 단계별 전달체계와 병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은 최고 중증도 환자 진료를 맡고 지역거점병원과 민간·공공병원은 경증~중증환자를 치료한다. 생활치료센터는 무증상~경증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공민간 통틀어서 서울시 소재 의료기관의 병상운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감염병에 효율·전문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재난안전조직 개편도 필요하다. 전 부서 차원의 감염병 재난대응체계 및 부문별 통합관리체계를 마련한다. 서울시의 경우 상시방역(시민건강국)과 긴급재난대응(안전총괄실) 체계 간의 역할 구분이 필요하다. 재난 발생시 업무연속성을 위한 재난관리부서 전문인력 강화와 협력체계를 확보해야 한다.
 
감염병 확산 단계별 매뉴얼 고도화도 필수적으로 해야할 일이다. 감염병 단계별 대응기준, 부서별 및 유관기관별 협업사항 재정립이 필요하며, 감염병 장기화에 따른 비상근무체계 및 재난안전대책본부의 운영방안을 개선해야한다. 도시 봉쇄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재난의 양상과 속도, 피해규모 등에 따른 매뉴얼 작성 및 교육훈련도 이뤄져야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다.
 
손 연구위원은 “코로나19는 기존 재난의 범위와 뎁스를 벗어난 이슈로 시민과 의료진의 노력으로 위기는 벗어났지만 취약요소는 여전하다”며 “공중보건·공공의료의 역할을 강화하고 세계적 위기 속에서 연대와 협력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조연설로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새로운 표준이 필요하다며 그 비전 중 하나로 공공의료 강화를 꼽았다. 박 시장은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민간병원과 협력하는 공공의료체계를 마련해야 하며, 각종 재난위기에 대한 대응체계도 강화해야 한다. 공공의료인력 양성, 방역물자 비축, 재난 관련 기구의 재편 등 많은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손장우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이 12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정책제안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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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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