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코로나19 충격으로 상장 기업들의 배당여력이 크게 위축됐다. 1년 전보다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이 줄면서 총배당금이 1160억원 감소했다. 기업들은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해 주주 가치보다 생존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 현금 확보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배당금도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분기배당 기업의 총배당금은 2조6300억원으로 전년동기의 2조7464억원 대비 4.24% 줄었다. 특히 지난해 보통주 1주당 2000원을 현금 배당했던 포스코는 올해 1분기 주당 15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작년보다 배당금이 25% 감소한 것이다. 시가배당률(주가 대비 배당금비율)은 1.0%며 총배당금은 1202억원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 1분기 주당배당금을 지난해 1분기 보다 500원 낮춘 것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충격이 2분기에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고, 그 영향의 종료 시점을 특정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여부와 주요 경제 대국들의 경기부양책 영향, 경기회복 강도 등이 올해 연간 주당 배당금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온시스템의 경우 분기배당금으로 68원(배당금총액 363억원)을 책정했다. 분기배당금은 지난해 1분기(80원)에 비해 15% 줄었다. 시가배당률은 0.8%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9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 감소한 한온시스템은 최근 컨퍼런스콜을 통해 “시장 상황이 정상화되면 올해 배당금은 작년 연간 배당금(320원)으로 복귀하는 수준으로 배당할 수 있다”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 하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전년대비 3.4% 오른 6조4473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한 삼성전자는 분기배당금으로 작년과 같은 354원을 결정했으며, 쌍용양회는 올해 1분기 분기배당금으로 작년보다 10% 올린 11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동남합성과 효성ITX는 보통주 1주당 각각 3200원, 150원을 현금으로 균등 배당하기로 했다.
이밖에 코웨이는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와 R&D투자 확대 등을 위해 분기배당을 연 1회 기말 배당으로 바꾸기로 했으며 웅진씽크빅은 배당기준일 명부확정 절차를 사전 진행하지 못해 배당금 지급 결정을 취소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배당 삭감(배당컷)을 하는 상장사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국내 기업들의 배당 축소가 전망된다”며 “코스피 순이익 컨센서스는 연초 117조원에서 4월 98조원까지 약 16% 둔화됐는데, 코스피 과거 5년 평균 배당성향 20~25%를 적용하면 현금배당액은 18~23조원으로 작년 28조원 대비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작년 배당기준 2.4%에서 배당 둔화를 감안하면 1.4~1.8%로 낮아진다”고 예상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이 부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들은 배당보다는 자사주 매입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사주 매입과 배당의 재원은 결국 같다는 점에서 올해 주주환원은 배당보다는 자사주 매입으로 미리 실시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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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