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조달청 나라장터 사이트에 접속해보면 조명기구 하나에 인증이 10~20개씩 붙어 있다. 실제로 중요한 인증은 2~3개지만 이런저런 인증이 많이 붙어야 납품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수 십개의 인증을 취득하고 유지하느라 중소기업은 죽을 맛이다.”(경기도 소재 조명기구 제조업체 관계자)
대다수 중소제조업체들이 인증취득에 따르는 비용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납품 과정에서 가점을 받기 위해 동일 제품에 불필요한 인증이 반복적으로 붙으며 비용뿐 아니라 시간 측면에서도 손해가 막심하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4월21일부터 27일까지 전국 300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제조업 인증취득 현황 및 애로조사’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3.7%는 인증 취득 비용이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인증 취득과 유지에 들었던 평균 비용은 2180만원에 달했다. 인증 취득을 위한 평균 소요 기간은 5.5개월로 조사됐으며 55.7%가 소요 기간이 부담된다고 답변했다.
임의 인증을 취득한 주 목적으로는 ‘공공기관 납품을 위한 의무사항’(48.3%)과 ‘공공기관 납품 시, 인증에 따른 가점’(31.7%) 순으로 많았다. 인증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사항으로는 ‘동질 제품에 대한 반복적 인증’이 41.7%로 가장 높았고, ‘짧은 유효기간’(36.3%)과 ‘중복된 인증 종류’(29.7%)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 인증 지원 정책의 인지 정도를 묻는 질문엔 ‘잘 알지 못한다’(58.3%), ‘알고는 있지만 활용하고 있지 않음’(22.3%), ‘알고 있고 활용하고 있음’(19.3%) 순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인증 취득 애로 해소를 위해 가장 시급한 정부 정책으로는 ‘인증취득 비용 지원’이 40.3%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서류의 간소화 및 표준화’(39.0%), ‘인증 기준(규격) 재정비’(9.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정욱조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인력, 자본 등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복잡한 서류 및 절차, 시험·검사 비용, 소요기간, 정기검사, 인증 갱신 등의 요소들은 많은 부담이 된다”며 “주요 인증들부터 순차적으로 유효기간 연장, 서류 간소화, 인증 통폐합 등을 해 인증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