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여야 핵심 중진 의원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무성 미래통합당·박지원 민생당 의원이 국회를 떠난다. 원외로 물러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들은 조만간 의원 회관에서 방을 빼고 물러난다. 이 대표와 김 의원은 21대 총선에 불출마했으며 박 의원은 낙선했다.
이 대표는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 민주당 압승의 1등 공신임에도 불구하고 정치 무대를 떠난다. 오는 8월 전당대회까지는 대표로서 메시지를 내며 당을 이끌 계획이다. 총선 승리로 재집권의 기반을 쌓은 만큼 다음 지도부 구성을 위한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2022년 3월 예정된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여권의 정치 원로로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핵심 중진 의원들은 국회를 떠나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왼쪽)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김무성 미래통합당·박지원 민생당 의원. 사진/ 뉴시스
김 의원은 서울 마포에 사무실을 차리고 정치 활동을 이어간다. 사무실은 총선에서 낙선하거나 불출마한 보수 진영 의원 포함, 전·현직 의원들의 모임 공간으로 쓰일 예정이다. 한때 보수 대선 주자로 꼽혔던 거물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그의 행보는 정치권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총선에서 야당이 대패를 당한 만큼 보수 진영을 재건하고 당을 추스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의원은 차기 대선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보수 진영의 승리를 돕는 '킹메이커'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난 18일 "국회의원은 안하지만 정치를 은퇴한 것은 아니다"며 "2년 뒤 대선에서 정권 창출을 위해 '킹메이커'로 나서겠다. 정권은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 의원은 총선 당시 전남 목포에 출마, 정치 신인인 김원이 민주당 당선인에게 패했다. 그는 정치 평론가로 활동하면서 다음 대선에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호남 대통령론'을 강조하면서 진보 정권 재창출을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범여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을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북 전주시병 선거구에서 김성주 민주당 후보에게 배지를 넘겨준 정동영 민생당 의원은 낙선 이후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며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침잠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혀 정계 은퇴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선을 그으며 재기를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의도를 떠나도 정치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눈과 귀는 국회를 향해 있을 것"이라며 "돕는 역할을 하면서 각자의 방법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어디에 있든, 조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