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기부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논란을 시작으로 각종 의혹에 휩싸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 대해 여야가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하며 본인 소명이 먼저라는 기존 당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논란 확산에도 외부 기관들의 조사를 통해 진상이 규명되기 전까지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국정조사 추진 방침을 내세우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도 윤 당선인 관련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김영진 총괄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본인 입장 표명이 우선"이라며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전날 최고위에서도 "사실 확인이 먼저"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말을 극도로 아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31차 정기수요 시위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지난 3월 18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김 총괄부대표는 "기본적으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 당선인이 회계 투명성 문제에 관해 정확히 소명하고 그에 따라 본인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 이후 사법적 판단은 수사기관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라 지켜보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 당선인도 국민이 선출하신 분이므로 당에서 입장을 취하고 결정할 때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 관계 확인이 먼저이며 사실 관계가 나왔을 때 민주당 입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 의혹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는 통합당은 이날 진상 규명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 당선자 워크숍에서 윤 당선인에 대한 TF를 구성, 위원장에 곽상도 의원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미래한국당이 지난 19일 윤 당선인과 정의연의 진상 규명 TF를 구성한 데 이어 통합당도 TF를 구성하면서 두 정당이 공동 전선을 펼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국정조사도 추진할 방침이다. 해당 논의는 당 차원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통합당이 여대야소 정국에서 집권당인 민주당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정조사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정당이 나란히 윤 당선인 관련 TF를 구성하면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