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8일 사전투표 및 개표 공개 시연회를 열고 "단언컨대 이런 환경에서 선거부정을 저지르기 위해 선거관리에 관여한 모든 사람이 조작에 관여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며 보수 진영에서 제기된 부정선거 음모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 대회의실에서 '사전투표 및 개표 대언론 공개 시연회'를 열고 서버를 포함한 선관위 통신망의 보안체계와 투표지 분류기 등 선거 장비의 작동원리에 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구 후보 4명, 비례대표 35개 정당, 선거인 수 4000명, 투표수 1000명을 가정해 사전투표와 개표 시연을 진행했다.
28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4·15 총선 부정선거 주장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사전투표 및 개표 공개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선관위는 시연을 통해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 등 보수진영 일각에서 제기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개표상황표에 표기된 정보를 알기 위해 투표지분류기가 메인 서버와 무선통신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선거인수 등 이미 정해져 있는 수치는 통신장치를 통해 입력하는 게 아니라 선거 전에 프로그램을 통해 입력한다"며 "나머지는 통신장치 연결 없이 현장에서 직접 입력한다"고 밝혔다.
투표지분류기 운용장치(노트북)에 통신장치가 연결되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선관위에 납품되는 노트북에는 통신장치가 없다"며 투표지분류기와 심사계수기, 노트북을 현장에서 직접 해체해 공개했다. 투표지 QR코드에 개인정보가 담겨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QR코드에 담겨있는 정보들을 설명,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또한 투표함 특수 봉인지를 임의로 뜯으면 특수 표식이 나타난다며 이를 직접 보이기도 했다.
김판석 선관위 선거국장은 "전반적인 선거절차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투개표 실수로 발생한 단편적인 면만 부각해 투개표 의혹을 제기하거나 투표용지를 탈취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여론을 선동해서는 안 된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정선거 음모론은 투·개표 과정을 잘 몰라서 생긴 일"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보수단체들은 이날 선관위 청사에 몰려와 "시연회는 요식행위일 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앞장서 제기하고 있는 민경욱 의원도 시연회에 대해 "시연 자체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일주일 전에 음주운전 한 것을 재연한다는 것과 같다. 사실상 셀프 음주측정"이라며 "투표지 분류기가 여러개 있는데 차라리 우리나 검찰에 맡겨 달라"고 말했다.
한편 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표용지 6장의 유출 경위와 관련해 자신에게 투표용지를 건넨 선거개표 참관인을 공개했다. 이 참관인은 "한 투표함에서 두가지 색깔로 된 투표용지가 나온 걸 발견하게 됐지만, 선관위 직원들이 '지켜보자'고만 말해 민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