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기부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논란을 시작으로 각종 의혹에 휩싸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본인을 둘러싼 논란을 전면 부인하면서도 국회의원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며 일축했다.
윤 당선인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과 피해 할머니들의 기대와 응원에 부합하지 못하고 깊은 상처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1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국회의원직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힌 뒤 두문불출한 지 11일만이다. 21대 국회 개원 바로 전날 기자회견을 한다는 점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털고 국회의원 임기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임기가 시작되기 전 기부금 유용 등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경우 더 큰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의연(정의기억연대)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윤 당선인이 불체포 특권을 지닌 국회의원 신분으로 전환될 경우 '방탄 국회'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는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언급하며 반박했다. '모금한 돈을 할머니들에게 쓰지 않는다', '안성 힐링 센터 매입과 매각 과정에서 이익을 남겼다', '남편의 신문사에 정의연 일감을 줘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 등의 의혹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 조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명확한 증거 대신 거듭 해명만 덧붙였다.
다만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모은 것에 대해선 "잘못된 판단이었다"면서도 "계좌에 들어온 돈을 개인적으로 쓴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가족이 주택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모두 현금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정대협 활동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 조사 결과 잘못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사퇴에 대한 확답은 피했지만, 의정 활동에 대해선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잘못이 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며 "부족한 점은 검찰 조사와 추가 설명을 통해 한 점 의혹 없이 소명하겠다. 납득할 때까지 소명하고 책임있게 일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부정 의혹 등 각종 논란에 대한 입장 발표를 끝내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뉴시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