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를 기록하며 8개월만에 마이너스대로 주저 앉았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71(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3% 감소했다.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0.4%)를 기록한 이후 8개월만이다.
소비자물가는 작년 1월 0.8%로 떨어진 이후 8월 0.0%, 9월 사상 첫 공식 마이너스(-0.4%)를 기록하는 등 12개월 연속 1%를 밑돌았다. 올해 1월 1.5%로 올라섰지만 2월 1.1%, 3월 1.0%로 증가세가 둔화됐다가 4월 0.1%를 기록하며 4개월만에 다시 0%대로 주저 앉았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가 하락한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의 하락, 특히 석유류 가격의 급락했기 때문이다. 석유류 가격 하락이 물가를 -0.82%포인트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물가는 0.1%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 외환위기 회복기 였던 1992년 12월(0.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비스 물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물가는 0.6% 상승에 그쳤다.
안형준 심의관은 "보통 예전에 경우에 비춰보면 2% 상승하던 것에 0.6%상승에 그치며 서비스 물가를 끌어내리는 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공공서비스는 1.9%하락해 전체 물가상승률을 0.27% 끌어내렸다.
안 심의관은 "석유류와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은 전체 물가상승률을 -1.09%포인트 끌어내렸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등 결제수단을 이용해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농협 하나로마트를 비롯해 대형마트에 입점한 약국, 미용실 등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곳과 백화점 및 쇼핑몰의 개별 가맹점포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 사진/뉴시스
농·축·수산물 가격은 3.1% 올랐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도 생활 속 거리두기가 계속 이어진 만큼 가정 내 식재료 수요가 늘면서 수산물은 7.7%, 축산물은 7.2% 가격이 올랐다.
공업제품은 2.0% 하락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물가상승률인 '석유류 및 농산물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0.5%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1% 올랐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0개 품목으로 작성하는 '신선식품지수'도 전년보다 3.4% 상승했다.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작성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7% 떨어졌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을 사용하면서 드는 서비스 비용을 포함하는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1년 전보다 0.2% 떨어졌다.
안 심의관은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서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향후 물가 예측은 어렵지만 상승 요인으로는 유가가 올랐고, 재난지원금이 집행되면 서비스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하락 요인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상 애로가 있으면 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백주아·김하늬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