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전기차 수요를 향유하는 배터리업계가 드론 시장으로 발을 넓힌다. 이미 세계 각국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 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국내 정부도 도심항공 교통수단으로써 드론산업 육성 로드맵을 확정했다. 드론시장에서도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메이저가 주도하는 리튬이온배터리가 주류가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4일 정부는 향후 5년 내 드론을 활용한 도심항공교통(UAM) 상용서비스 도입을 목표로 잡았다고 발표했다. UAM 기술 개발은 후발주자이지만 정부 차원 로드맵은 한국이 가장 빠르다며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시사했다. 1인승 시제기를 2023년까지 개발하는 게 1차 목표다. 비행 거리는 도시 권역 30~50km.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배터리면 수용가능해 보이는 성능범주다.
리튬이온배터리는 현재 세계 배터리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전력 밀도와 충전 효율, 내구성이 높고 유지 보수 필요성이 낮으며 니켈-카드뮴이나 니켈 수소 배터리보다 가벼운 장점 덕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국에서 탄소 저감 목적으로 농업과 상업 등 다양한 분야에 드론을 적용하고 있다”라며 “리튬이온배터리 업계에 드론 시장은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에서 전기차 보조금 문제로 한국산 배터리가 견제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드론시장도 이미 중국이 점령하다시피 한 것은 잠재적 걸림돌이다. 당초 드론시장은 미국 3DR, 중국 DJI, 프랑스 패럿이 선두를 다퉜으나 베스트셀러 '팬텀' 드론 출시 후 레저 분야를 독주한 DJI가 현재 세계 70% 이상 점유율을 확보했다. 그 경쟁사들은 특정 산업 분야 소프트웨어 개발 및 서비스에만 집중하는 형태로 밀려났다. 취미용 시장을 장악한 DJI는 농업, 건설업, 광업 등 기업 고객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중국정부가 자국 배터리를 육성하기 위해 한국산에 배타적인 기조를 드론 시장에도 적용할지 우려된다. 그런 면에서 국내 정부가 늦게라도 드론 분야에 힘을 주는 것은 국내 업체들에 긍정적이다.
한편, 리튬이온배터리는 드론 시장에서도 수소연료전지가 장기적 대체재로 점쳐진다. 지난해 두산이 자회사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을 통해 드론용 수소연료전지팩을 국내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LG화학 배터리 생산라인. 사진/LG화학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