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에 관여한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8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한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가 150쪽, 수사기록이 400권 20만쪽 분량에 이르는 등 확인할 내용이 많은 만큼 구속 여부가 다음 날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에서는 이번 수사를 이끄는 이복현 부장검사와 최재훈 부부장검사, 김영철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등이 영장심사에 참여한다. 이 부회장 변호인으로는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 이동열 전 서울서부지검장,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 등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전 삼성물산 주가를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지난달 26일과 29일 이 부회장을 불러 고강도 조사를 진행했다.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최 전 실장과 김 전 팀장도 각각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후 이달 4일 이 부회장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행위),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종중 전 팀장에 대해서는 위증 혐의도 적용했다. 이 부회장 등이 2일 서울중앙지검에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서를 제출한 지 이틀 만이다.
영장심사가 진행되는 이날 오후 2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는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한 이 부회장의 주요 범죄 혐의와 사건 경과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연다. 민변 등은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의 기소 직전에 반드시 조사돼야 할 6대 범죄 혐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등에게 이 부회장이 뇌물을 제공한 국정농단과 삼성물산 부당 합병의 관련성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걸린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