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세무조사를 한시적으로 유예해줬으면 좋겠다. 이미 진행 중인 세무조사는 잠시 중지해달라.”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세청장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선 이 같은 중소기업계 요구 사항이 제기됐다. 코로나19로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경영상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세무 조사에 대한 부담이라도 일시적으로 경감해달라는 주장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현준 국세청장을 비롯한 국세청 국장단이 참석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장, 석용찬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 권혁홍 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 13명이 참석했다.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업체 대부분은 세법 전문성이 낮은 곳이 많아 세무조사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매년 진행되는 세무조사 규모나 내용 등에 중소기업계 관심도 크다.
실제로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계는 △세무조사시 세법 해석 충돌(50.6%), △과도한 자료 요구(34.9%), △장기간 조사(21.3%)의 이유 등으로 경영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문 회장은 “코로나19로 장기 내수 침체가 지속되면서 전체 중소기업의 경영상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세정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세무 조사의 한시적 유예와 함께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세정 지원 △모범납세자 우대혜택 확대 △세무 조사 사전통지 예외규정 구체화 등 17건의 국세행정 정책과제가 건의됐다.
특히 세금 부과 체계와 관련해선 현재 시스템이 패널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이를 성실 납세 중소기업인에게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국세 행정의 패러다임이 전환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김현준 국세청장은 “우리 경제의 빠른 회복과 도약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국세행정 측면의 지원과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면서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세무조사 건수를 예년보다 대폭 축소하고 컨설팅 위주의 간편 조사를 더욱 확대하는 한편, 납세자가 코로나19 피해를 이유로 조사 연기 또는 중지를 신청하는 경우 적극 수용하겠다”고 화답했다.
또한 “올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신고·납부 기한을 연장하고, 근로소득 연말정산 및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조기에 지급하는 등 총 564만건, 21조4000억원 규모의 세정지원을 실시했다”면서 “전국 128개 세무서에 설치한 전담 대응반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세정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국세청장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