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부사장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들이 대박 행진이다. 김 부사장이 이끌었던 태양광 사업에 이어 수소트럭 투자까지 높은 성과를 거두며 사내 입지도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사진/한화그룹
9일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한화가 투자한 미국 수소트럭 개발 업체 니콜라는 지난 8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전날보다 104% 급등한 73.2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입성 3일째에 거둔 성과로, 이날 기준 니콜라의 시가총액은 260억 달러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이 보유한 니콜라 지분 6.13%의 가치는 16억달러(약 1조9600억원)가 됐다. 2018년 한화 계열사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니콜라에 1억달러(1100억원)를 투자했는데 달러 기준 16배 가치가 커진 것으로, 그야말로 '대박'이라는 평가다. 성공적인 투자 성과에 이날 한화 주가는 25%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승용차에서는 전기차가, 트럭과 버스 같은 상용차에서는 수소차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슈퍼카 개발 업체 윌리엄스어드밴스드엔지니어링, 다국적 광산회사 앵글로아메리칸, 프랑스 에너지회사 엔지 등 기업들도 수소트럭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 가운데 '온실가스 제로'를 외치며 한화를 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김 부사장의 투자가 성공을 거둔 것이다. 실제 이번 투자를 위한 정보 수집에도 김 부사장이 직접 나섰다고 알려졌다. 최종 의사결정을 앞두고는 니콜라 창업주 트레버 밀턴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한화는 이번 성과를 단순한 투자 이익을 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미국 신재생 에너지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니콜라가 개발한 수소트럭. 사진/니콜라 홈페이지
수소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끈 김 부사장은 이전부터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대표적인 작품은 현재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태양광이다.
한화는 2010년 태양광 사업에 진출했는데 한때 철수설까지 돌 정도로 실적이 나빴다. 하지만 김 부사장이 영업실장(상무)으로 재직했던 2015년 미국 기업 넥스트에라로부터 1조원 규모 태양광 사업을 따내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후 적자를 줄여가던 태양광 사업은 올 1분기 223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중국 제품들이 쏟아지며 공급과잉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성과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
한화가 약진할 수 있었던 것은 고부가가치인 셀과 모듈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이 이끌었던 태양광 사업은 원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했는데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완성품인 셀, 모듈 위주로 사업을 전환했고 덕분에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미국 태양광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처럼 기존 태양광에 이어 수소 에너지까지 성공적으로 이끌며 김 부사장의 그룹 내 입지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 수완도 뛰어나고 구설수도 없는 김 부사장은 여러모로 모범적인 3세 경영인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