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삼성의 사업 포트폴리오 저력이 드러난다. 국내 수출 대들보인 반도체를 비롯해 유망주인 바이오, 2차전지 ‘황금 트로이카’를 갖추고 있다. 과거 알짜배기 화학사업을 팔 때만 해도 이재용 부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대한 평가가 분분했으나, 결과적으로 독보적인 삼성을 만든 결단이 됐다.
11일 시가총액 1위는 단연 삼성전자다. 300조를 넘는 금액으로 2위 60조원대 SK하이닉스와는 5배 정도 차이난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위, 삼성SDI가 8위로, 톱10에 3개사를 올린 그룹은 삼성이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삼성SDI는 2차전지를 주력으로, 명실상부 가장 뜨거운 종목들이 삼성에 몰렸다.
이날 관세청은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이 12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내외 증시를 주도하는 ‘V자 반등’ 신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수출을 주도한 품목은 반도체(22.6%)다. 또 의약품이 136.7%나 증가하며 큰몫을 했다.
지난달 수출도 반도체가 코로나19에도 불구 크게 선전하며 전월 대비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반도체는 글로벌 조사기관들의 시장 하향 전망에도 18개월만에 총수출(7.1%), 일평균(14.5%) 모두 플러스 전환한 바 있다. 여기에 바이오헬스도 59.4% 증가해 신수출품목으로 부각됐다.
2차전지 수출은 4, 5월 연속 10%선 감소율을 보였다. 유럽 주요 전기차 공장이 가동을 멈춘 탓이다. 하지만 글로벌 공장들이 속속 재가동에 들어가고, 국내에서도 전기차 수출이 3, 4, 5월 연속 50~60%대 성장률을 이어가 회복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테슬라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는 등 시장 기대감은 다른 어느 때보다 높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국내 11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15대 주력 품목에 대한 수출시장 전망’을 내놨는데, 수출 회복 또는 성장이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되는 품목이 바이오헬스(24.0%), 2차전지(23.3%), 반도체(22.0%) 순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0년부터 삼성 5대 신수종 사업을 잡고 올해까지 23조원을 투자하기로 책정하는 등 과감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그 중에서 중점 과제로 정했던 게 2차전지와 바이오다. 이를 위해 비주력 사업을 줄줄이 매각했으며 계열사 또는 사업 합병 등을 통해 집중력을 키웠다. 최근에는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을 만나 소원했던 그룹간의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기술 협력 물꼬를 터 2차전지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한편 삼성의 3대 포트폴리오는 포스트 코로나 언택트 경제 시대를 주도할 품목으로써, 한국이 OECD 국가 중 성장률 하락이 소폭에 그치는 전망에도 일조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