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4-3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남북결별’, ‘군사행동’을 선언하면서 남북관계가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정부는 ‘남북 간 모든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대북메시지를 발표할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담화를 통해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며 "머지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다음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1부부장의 담화문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게재됐다. 노동신문은 "연속적이고 철저한 보복이 실행되고 있다"며 "우리는 세상에 공표한 그대로 끝까지 철저하게 결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고강도 강경태도에 우리 정부의 움직임도 다급해졌다. 김 1부부장의 담화문이 나오고 3시간여 후인 14일 자정을 조금 넘은 시각, 청와대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NSC 상임위가 주말 심야에 소집된 것 자체는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이날 회의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외교·국방·통일부 장관 등 NSC 상임위원들과 박한기 합참의장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NSC 회의 결과를 공개하진 않았다.
대신 국방부는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모든 상황에 대비해 확고한 군사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무력도발이 현실화된다면 2018년 평양 정상회담의 성과인 '9·19 군사합의'가 사실상 폐기되는 것을 뜻한다. 문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도 상실될 수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대북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15일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이다.
일각에서는 대북특사 파견 등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9월18일 오후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은 김여정 당중앙위 제1부부장.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