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취업준비생들과 공사 정규직 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하루만에 동의 15만5000명을 넘어 섰으며, 공사 정규직 노조는 청원경찰 직고용 계획은 국민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 제기를 준비 중이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해당화실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지난 22일 인천공항공사는 오는 30일까지 인천공항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9785명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사는 이번 정규직 전환을 통해 공항소방대(211명)와 야생동물통제(30명), 여객보안검색(1902명) 등 3개 분야는 공사가 직접고용하고, 공항운영(2423명), 공항시설·시스템(3490명), 보안경비(1729명) 등은 공사가 100% 출자한 3개 전문 자회사로 각각 전환할 예정이다.
논란은 공사 직접 고용에서 발생했다. 기존 공사 정규직원들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한 것이다. 공사 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직접 고용으로 들어온 보안검색요원들이 기존 정규직들과 똑같은 대우를 요청한다면 힘든 경쟁을 뚫고 들어온 기존 정규직 직원들과 형평성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사 정규직 노조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했다.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청원글을 올린 청원인은 보안요원 직접 고용은 평등이 아닌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그간 많은 공기업이 비정규직 정규화가 이루어졌지만 이번 인천국제공항 전환은 충격적”이라며 “정직원 수보다 많은 이들이 정규직 전환이 된다면 이들이 노조를 먹고 회사를 먹고 이들을 위한 회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환자 중에는 정말 아르바이트로 들어온 사람도 많다. 이건 평등이 아닌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이라며 “이곳에 들어가려고 스펙 쌓고 공부하는 취업준비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라고 반문했다.
공사가 보안검색요원을 직접 고용하기로 하면서 공사의 다른 비정규직들도 공사가 직접 고용해 줄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알바로 들어와 정규직? 인천공항 보안요원 전환 충격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노력하는 청년들이 호구가 되는 세상을 만들었다. 공정이 흔들리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 문 대통령은 이제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묻지마 정규직화를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