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내달 레버리지 규제가 완화에 따라 카드채 발행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득이 감소한 차주에게 적용된 대출 원금 상환 유예가 오는 9월부터 만료되는 만큼 카드대출 부실화 등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개의 신용카드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1분기 평균 연체채권비율은 1.55%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1.50%) 대비 0.05%포인트 증가했다. 연채채권비율은 총채권 대비 연체채권 비중을 의미한다.
업계에선 하반기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연체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감소한 차주를 대상으로 대출원금 상환을 6개월에서 1년간 미루면서, 하반기부터 부실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망상으로는 하반기에 연체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위기에 대비해 카드사들은 카드채 발행에 나서는 모양새다. 내달부터 레버리지 배율 규제가 6배에서 8배로 완화되면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규모가 커졌다. 특히 하반기 연체율 악화에 앞서 선제적으로 낮은 조달금리로 카드채를 발행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출금 상환 유예 정책으로 카드채 발행 규모가 늘어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카드채를 포함한 여전채(여신전문금융채) 발행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초부터 6월24일까지 발행된 여전채 규모는 28조10억원으로, 전년 동기(24조3170억) 대비 약 15.1% 증가했다. 특히 이달 들어 카드사들의 채권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 초부터 24일까지 카드사의 채권 발행 건수는 44건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신한카드 13건 △우리카드 9건 △KB국민카드 8건 △삼성카드 7건 △롯데카드 3건 △현대카드 2건 △하나카드 2건 등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카드사의 채권 발행 건수가 12건에 비하면 크게 늘었다.
일각에선 카드채 발행이 급격히 늘 경우 중소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질 것으로 관측한다. 카드채 수요 대비 공급이 늘어날 경우 중소 카드사들은 상대적으로 대형사보다 더 높은 조달금리를 책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당국에선 이번 카드사 레버리지 확대로 카드사의 자금공급 여력이 최대 52조4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