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정부가 발표한 금융선진화 방안의 핵심은 주식 양도소득의 과세 부담을 높이고 증권거래세를 인하해 과세형평성과 조세중립성을 제고하는 데 있다. 과세에 따라 늘어나는 세수만큼 증권거래세를 인하 증세 목적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을 주재하며 "양도소득세 과세 정착 추이를 보고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세제 개편안은 세수 중립적"이라며 "이번 세제 개편은 증세를 위한 게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금융투자소득이 부분적으로 시행되는 2022년에는 5000억원, 전면 과세를 시작하는 2023년에는 1조9000억원의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양도 차익 과세에 따른 세수증가분 추산액에 맞춰 거래세를 인하한 만큼 증권거래세는 세수증가분 만큼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만큼 증세 목적은 결코 없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증권거래세 폐지에 대해서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권거래세가 프로그램을 통한 초단기 매매, 특히 고빈도 매매나 자전거래 등 시장가격 왜곡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주식 양도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과세할 경우, 전체 주식투자자 약 600만명 중 상위 5%(약 30만명) 수준만 세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나머지 95%는 거래세 인하로 오히려 세부담이 지금보다 줄어든다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다만 2000만원이 너무 높다는 지적에 대해 공제액은 향후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임재현 기재부 세제실장은 지난 24일 사전브리핑 당시 "2000만원은 도입초기를 감안해 제시한 금액으로 의견수렴을 거쳐 조정할 수 있다"면서 "점진적으로 낮춰 과세대상자를 늘리고 금융소득의 과세 공평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율은 현행 주식양도소득 세율에 맞춘 20~25% 수준으로, 선진국과 비교하면 미국(15~20%)·영국(10~20%)보다는 높으나 프랑스(30%)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다.
금융투자소득간 손익통산을 도입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주식에서 손실이 나도 펀드에서 이익이 났을 경우 이익분에 대해 세금을 내야하는 현행법 아래 개인투자자들이 불만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또 과세형평과 해외사례 등을 감안해 3년간 이월공제도 허용했다. 포르투갈은 2년, 일본은 3년, 스페인은 4년, 이탈리아는 5년간 이월공제가 가능하고 미국과 영국, 독일 등의 이월공제연수는 무제한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