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규제 조치 단행 1주년을 맞이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로 가는 길을 열었다"고 긍정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지난 1년 우리는 기습적인 일본의 조치에 흔들리지 않고 정면돌파하면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핵심소재를 겨냥한 일본의 일방적 조치가 한국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은 맞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생산차질도 일어나지 않았고,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를 앞당기고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등 핵심품목의 안정적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과 관이 혼연일체가 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요기업과 공급기업들 사이에 힘을 모아 협력한 것이 위기극복의 결정적 원동력이 됐다"면서 "우리가 목표를 세우고 역량을 결집하면, 의존형 경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의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이기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것을 경계하고 "국제분업 체계가 균열되고 글로벌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일본의 수출규제와 비교할 수 없는 대단히 심각한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위기에 수세적으로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며 "보다 공세적으로 전환해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를 우리의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소재·부품 강국'과 '첨단산업 세계공장'이 되겠다는 담대한 목표를 분명히 하고 민·관이 다시 한 번 혼연일체가 돼 범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겠다"면서 이에 대한 전략 및 계획 마련을 정부에 당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전 세계의 코로나 확진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하고 사망자도 50만명을 넘어서는 상황을 언급하고 "우리나라도 산발적 집단감염이 지속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국내의 지역감염 상황은 충분히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을 향해 "지금까지 잘해오신 것처럼 정부의 대응능력을 믿고 방역지침과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조금만 더 힘을 내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경제의 침체가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우리 경제 역시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라며 "기업과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 모두가 힘을 모아 국난극복에 함께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회를 향해 "21대 국회의 임기가 시작된 후 벌써 한 달인데, 자칫하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첫 임시국회의 회기가 이번 주에 끝나게 된다"면서 "코로나로 인한 국민들의 경제적 고통을 국회가 더는 외면하지 않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간절히 기다리는 국민들과 기업들의 절실한 요구에 국회가 응답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그외에도 문 대통령은 이번 주를 '위축된 소비와 관광을 되살리는 데 집중하는 주간'으로 소개하고 "카드 매출액이 늘어나는 등 소비가 개선 추세에 있고, 소비심리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며 "한편으로 코로나 상황이 걱정되지만, 방역과 소비촉진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만 한다"고 강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좋은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소비회복과 경제 활력에 기여하면서, 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살리고, 국민들의 물품 구입비를 할인해 주는 1석3조의 효과가 있다"면서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소비 활동을 당부했다.
또한 다음달 1일부터 '특별여행 주간'이 시행되는 것도 언급하고 "국내 관광도 활성화되길 기대한다"며 "휴가철을 맞아 관광업계도 숨통을 틔우고, 코로나에 지친 국민들께서도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로 인해 상당 기간 해외여행을 하기가 힘든 상황인 만큼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려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과 국내 여행의 묘미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여행이 매우 중요하다. 관광지에 대한 빈틈없는 방역과 함께 안전한 여행과 놀이문화의 확산에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특별히 휴가 장소와 시기가 적절히 분산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정보를 잘 제공해 주고, 국민들께서도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