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몽니' 결국 자충수됐다(종합)

국회, 통합당 불참 속 여당 몫 17개 상임위원장 선출

입력 : 2020-06-29 오후 5:57:1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야가 21대 국회 원 구성 합의에 최종 실패하면서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차지하게 됐다.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야당 몫'으로 돌리려 몽니를 부렸던 미래통합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리를 포함한 자당 몫 7개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포기하게 됐다. 원내 제1야당인 통합당이 단 1석의 상임위원장 자리도 없이 여당을 견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면서 일각에서는 야당 역할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29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최종 협상을 벌였지만 법사위원장 배분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전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종전과는 달리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지만 최종 합의는 결국 실패했다. 주 원내대표가 끝내 타결을 이루지 못한 배경에는 '법사위원장을 받지 못하면 아무것도 받을 필요가 없다'는 당내 강경파의 거센 반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통합당이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결국 이날 본회의에서는 남은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 몫으로 선출했다. 본회의 표결 결과 정무위원장에 윤관석, 교육위원장에 유기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 박광온, 행정안전위원장에 서영교,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도종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에 이개호, 환경노동위원장에 송옥주, 국토교통위원장에 진선미, 여성가족위원장에 정춘숙,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정성호 의원이 선임됐고, 운영위원장에는 김태년 원내대표가 선출됐다.
 
민주당은 정보위원장 자리를 제외하고 17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 몫으로 선출하게 됐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법제사법위원장에 윤호중, 기획재정위원장에 윤후덕, 외교통일위원장에 송영길, 국방위원장에 민홍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 이학영, 보건복지위원장에 한정애 의원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바 있다. 이로써 민주당은 1985년 12대 국회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과반수 원내 1당이 정보위를 제외하고 상임위원장 전석을 차지하게 됐다.
 
통합당 의원들은 본회의에 전원 불참하며 민주당의 원 구성 강행에 대해 강한 반발 의사를 드러냈다. 앞서 국회의장·법사위원장 선출 때는 주 원내대표와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직접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진행발언으로 항의의 뜻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이날은 본회의 발언도 없었다. 20대 국회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보여줬던 보이콧 행보와 변화된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정진석 의원이 야당 몫 국회부의장 자리도 거부하는 등 상임위원장 전석을 민주당에 내주면서 상임위 회의나 국정감사에서 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버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이후 상임위를 가동해 각 상임위에 회부된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당초 공언한대로 6월 임시국회 회기인 다음달 3일 내에 3차 추경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곧바로 심사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35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한 21대 국회에서 첫 시정연설을 통해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본격화하고 있으며 위기의 끝과 깊이를 알지 못해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며 조속한 추경 처리를 촉구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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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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