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 깜짝 호재에도 반응 '뜨뜻미지근'

기술이전·무상증자에도 기업가치 하락…잦은 변수 속 짙어진 신중론 풀이

입력 : 2020-07-01 오후 3:44:36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주요 바이오기업들이 잇따라 깜짝 호재를 발표하고 나섰지만, 정작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뜨뜻미지근한 현상이 줄을 잇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가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던 발표 이후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도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알테오젠을 비롯해 무상증자를 발표한 휴젤, 앱클론, 미국 신약허가 신청 소식을 알린 메지온 등의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지난달 24일 고유 원천기술을 활용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를 글로벌 10대 제약사 중 한 곳과 최대 4조677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역대급 규모의 계약 체결에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지만 발표 당일 기업가치가 14% 가까이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1일 기준으론 발표 직전일인 23일에 비해 22.7%(33만원→25만5100원)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12월 1조원대 기술수출 발표 당시 4만원대였던 주가가 6만원대로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업계 대표적 호재로 여겨지는 무상증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근 휴젤, 앱클론 등의 기업이 무상증자를 발표했지만 주가에 반영된 폭은 미미하거나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23일 1주당 2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발표한 휴젤은 당일 50만5200원이던 주가가 이 날 46만2300원으로 8.5% 하락했고, 1일 발표한 앱클론(1:1)은 전일 대비 6.5%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다. 무상증자가 주주들에게 무상으로 발행 주식수를 늘려 주주가치 제고와 유통주식 수 증가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일반적으로 주가 상승의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밖에 지난달 30일 단심실증환자 치료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NDA) 신청 소식을 알리며 상한가를 기록했던 메지온 역시 1일 곧바로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한 상태다. 허가 신청 자체가 개발 품목 검증 단계인 임상을 모두 마치고 진행되는 만큼, 기대감에 주가를 끌어올렸던 것과는 엇갈린 흐름이다. 
 
업계는 그동안 발표 직후 상한가를 쉽사리 호재들이 최근 힘을 쓰지 못하는 배경으로 짙어진 신중론을 꼽고있다. 최근 수년 새 증권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온 바이오업종 투심이 잦은 변수를 겪으며 학습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 기술이전에 성공했던 국내사의 잇따른 권리반환이나 신약허가 문턱에서 좌절한 사례들이 축적되면서 호재에 대한 기준이 보다 엄격해진 것"이라며 "무상증자 역시 정작 기업의 가치에는 변화가 없고, 일부 기업의 악용 사례들이 영향력을 반감시킨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변수가 커진 상황에서 리스크를 최소화시키겠다는 흐름으로 해석되며, 2일 상장을 앞둔 SK바이오팜(FDA 허가 품목 2종 보유)에 기록적인 자금이 몰린 점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휴젤 소속 연구원이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휴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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