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윤석열 검찰총창의 측근으로 알려진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검사장)가 연루된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에 대한 전문수사자문단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또 다른 사건에서도 '봐주기 수사'란 지적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와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가 자녀의 특혜 의혹과 관련해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한 지 이달부로 10개월째를 맞는다.
앞서 이들 단체는 지난해 9월16일 딸, 아들과 관련한 특혜 의혹과 입시·성적 비리 등 업무방해 혐의로 나경원 전 의원을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1차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하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시민단체에 대한 명예훼손·협박 등 혐의,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사유화와 특혜 의혹에 관한 업무방해 혐의, 나 의원 일가 소유의 홍신학원과 홍신유치원의 사학 비리에 관한 업무상배임 혐의 등으로 올해 1월22일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 대상에는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도 포함됐다.
이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을 상대로 5차례에 대한 고발인 조사와 함께 나 전 의원의 딸 김모씨의 성신여대 입학과 관련해 △성신여대 감사보고서와 감사를 진행하면서 확보한 성신여대 내부 자료 일체 △장애인특별전형과정 신설과 김씨의 입학 경위 등에 대한 성신여대 관계자들의 진술, 성신여대 내부 문건과 결재 자료 등을 확보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와 피고발인 소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등 단체는 지난 3월9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유포죄), 명예훼손 등 혐의로 나 전 의원을 경찰에도 고발했다. 이 사건은 이후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됐고, 2차례에 걸친 고발인 조사가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2015년 미국 전기전자 기술자협회 IEEE에 제출한 '비실험실 환경에서 심폐 건강의 측정에 대한 예비적 연구' 발표문에 대한 조사 결과에 대해 지난달 나 의원의 아들 김모씨가 '제4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 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비슷한 시기 제출한 또 다른 발표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안진걸 소장은 이에 대해 "검찰은 서울대의 결론과 관련해 즉각 압수수색을 진행해 특혜 의혹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수사에 도움을 준 최성해 전 총장 등 측근을 비호하고 있다"면서 "검찰 인사로 담당 검사가 교체되면서 수사 진전에 기대했지만, 초기에 수사를 진행하지 않아 동력을 잃은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은 수사 과정과 결과에서 모두 비판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9월 경찰에 사건 송치를 요구했고,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가 수사를 이관받았다. 당시 수사 대상이 된 현직 국회의원 110명 중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60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소환 대상 의원 중 단 2명만이 조사를 받았다.
이후 검찰은 지난 1월2일 한국당 의원 27명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10명을 불구속기소했다. 하지만 국회 폭력 사태를 주도한 한국당 의원들을 기소하면서 실제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의 감금에 가담한 여상규 의원 등은 기소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기소가 이뤄진 시점도 공수처법이 통과된 후 불과 사흘 만이었고, 기소된 민주당 4명 의원 대부분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출신으로 '보복성 기소'란 의견도 나왔다.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와 민생경제연구소 관계자들이 지난해 9월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최성해 동양대 총장 사학 비리 의혹 검찰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