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이 공모해 협박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의 논란 대상이 된 전문수사자문단에 대해 정보공개가 청구됐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수사자문단 소집 등과 관련해 정보공개법에 따라 대검찰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대해 민언련은 "수사자문단이 객관성과 공정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위촉 과정과 절차, 진행, 회의 내용 등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정보공개법은 해당 기관은 정보공개 청구를 받은 날부터 최대 20일 이내 공개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공개 결정 시 최대 2개월 이내에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정보공개 청구 내용은 △대검예규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제1017호)' 전문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결정 회의 일시와 내용 △전문수사자문단원 위촉 절차와 과정 △모든 전문수사자문단 위원의 이름, 소속, 직책 △개최될 전문수사자문단 회의 일시와 심의 내용, 심의 결과 등이다.
민언련은 "요청 권한조차 없는 피의자 측 진정을 이례적으로 수용해 6월19일 소집이 확정된 이번 수사자문단은 안건을 논의한 대검 부장회의가 파행된 상황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결정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나 출발부터 공정성 비판을 받아 왔다"며 "또 수사팀이 수사자문단 소집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절차 중단을 공식 건의했음에도 윤석열 총장이 단원 선정까지 주도하는 등 대검이 절차를 밀어붙이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규정부터 절차, 운영까지 독단적 결정과 밀실 협의가 가능한 수사자문단으로는 국민 관심이 집중된 검언 유착 의혹 수사에 대한 제대로 된 심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더욱이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수사팀이 시기와 수사 보안 등에서 적절하지 않다며 중단을 건의했는데도 대검과 윤석열 총장이 강행하는 비정상적 상황은 결국 수사를 방해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30일 "해당 사건은 수사가 계속 중인 사안으로 관련 사실관계와 실체 진실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지금 단계에서 자문단을 소집할 경우 시기와 수사 보안 등 측면에서 적절치 않은 점, 수사자문단과 수사심의위원회 동시 개최, 자문단원 선정과 관련된 논란 등 비정상적이고도 혼란스러운 상황이 초래된 점 등을 고려해 수사자문단 관련 절차를 중단해 달라"고 대검에 건의했다.
또 "아울러 검찰 고위직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이번 사안의 특수성과 그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감안해 서울중앙지검에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의 독립성을 부여해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를 제고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하지만 대검은 같은 날 서울중앙지검의 요구를 거부했다. 대검은 "이 수사를 지휘해 온 대검 지휘 협의체에서도 이 사건 범죄 구조의 독특한 특수성 때문에 여러 차례 보완 지휘를 했고, 풀버전 영장 범죄사실을 확인하려고 했다"며 "그러나 수사팀은 지휘에 불응했고, 이러한 상황을 보고받은 검찰총장은 부득이하게 자문단에 회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검은 "구속영장 청구 방침까지 대검에 보고했으면서 이제 와서 실체 진실과 사실관계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수사팀의 구속영장 청구 방침이 대검에 보고된 단계는 어느 시점보다 자문단의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한 적절한 시점일 뿐 아니라 인권 수사 원칙에 비춰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독립성 부여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범죄 성부에 대해서도 설득을 못 하고 있다"며 "수사는 인권 침해적 성격이 있기 때문에 상급 기관의 지휘와 재가를 거쳐 진행되는 것이란 기본마저 저버리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